쌀 시장 규모 연간 1,000억원대 추정

강진은 농협등 통해 20~30억원대 판매
두 지역 지리적, 역사적으로 큰 인연
강진쌀, 제주도 시장 집중 공략 필요

제주도의 한 대형마트에 육지에서 들어온 쌀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제주도는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남쌀이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자랑했으나 대형마트들이 들어선 이후 상품이 다양화되면서 전국의 모든 쌀이 들어와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강진일보 자료사진>
인구 63만명. 연간 관광객수 1,200만명.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지역, 제2공항이 들어서는 섬... 강진의 남쪽 섬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라붙는 화려한 수식어들이다.

이러한 제주도에 특이한 산업구조가 하나 있다. 쌀 산업이다. 농림부의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의 2015년 예상 쌀 생산량은 444톤이다. 반면에 연간 제주도민들이 소비하는 쌀의 양은 4만1천여톤에 이른다.

여기에 올해 방문객 수가 총 1,2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관광객들이 있다. 관광객이 연간 제주도에서 소비하는 쌀만 수치상으로 낮게 잡아도 50만톤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쌀이 444톤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나머지 50만톤이 넘는 쌀은 모두 섬 밖에서 들여와야 하는 것이다.

제주도의 쌀 생산량은 한편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제주도청의 자료를 분석해 보면 2013년 제주도에서는 농지 32㏊에서 858톤의 쌀을 생산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대풍이라는 올 쌀 생산량이 444톤으로 2년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반면에 육지의 쌀은 넘쳐나고 있다. 강진군에 따르면 올해 강진의 쌀 생산량은 9,884㏊에서 지난해 보다 4천여톤이 증가한 4만8천499톤에 달한다. 전남도청 자료를 보면 올해 전남지역 예상 쌀 생산량은 86만6천톤으로 지난해 80만9천톤 보다 6만2천톤 이상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듯 육지의 쌀 과잉생산속에 제주의 쌀 생산량은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제주도란 섬은 경제력이나 인구, 관광객 규모에서 급 팽창하고 있지만, 주곡인 쌀 생산량은 급감하고 있고, 이는 외부에서 쌀을 구입하는 양이 지속적으로 늘 것이란 전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개인당 쌀 소비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년 50만톤 이상의 쌀 시장이 제주도에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제주 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육지의 노력은 다양하게 진행돼 왔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지리적으로 절대적인 유리한 위치에 있던 전남이 제주도 쌀 소비량의 70% 이상을 공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해안고속도로 개통과 인천~제주 여객선 활성화와 같은 물류환경 변화로 전라북도와 충청도, 경기도 지역이 집중적인 공략에 나서 지금은 전남쌀의 점유율이 대폭 낮아졌다.

전라북도의 경우 지난 2006년에 사업비 10억원을 투자해 제주도 북제주군 애월읍에 현지 RPC공장을 설립해 제주도 쌀 시장을 포괄적으로 점유해 오고 있다. 장흥군의 경우 2008년 민간 미곡처리장을 지원해 장흥쌀을 하루 40톤을 전문적으로 도정하는 미곡처리장을 애월읍에 운영중이다.

제주농협과 경기도 강화농협은 강화농협이 제주도의 귤을 팔아주고, 제주농협은 강화도의 쌀을 팔아주는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강진군의 경우 현지 소점포들과 밀착된 쌀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경우다. 강진농협과 강진군농협쌀조합공동법인이 220여개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제주도수퍼마켓협동조합에 매년 정기적으로 1,000~1,500톤의 강진쌀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는 1,000여톤 20억원 어치의 쌀을 이들 슈퍼마켓 조합에 공급했다.

이같은 제주도의 쌀시장 현황은 강진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강진쌀의 품질이 좋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인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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