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은 외면했지만...

지난해 둘째 낳고 현재 샛째 임신중
마량주민들 “지금 다시 찾아오고 싶다”

지난 11일 오후 전남생명과학고등학교 목장에서 탐돌이, 탐순이, 새끼 한마리가 건강한 모습으로 풀을 뜯고 있다.
2006년 6월 9일 마량항에는 귀한 손님이 도착했다. 제주마생산자협회가 제주도에 말이 도착한지 730주년 되는 해를 기념해 강진군에 기증한 조랑말 두필이 강진땅을 밟은 것이다.

마량 주민들은 환영행사까지 열며 탐돌이와 탐순이의 강진 이사를 환영했다. 그러나 탐돌이(8세)와 탐순이(9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역사회에서 철저히 외면 받으며 자라야 했다.

군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은 가운데 탐돌이와 탐순이는 마량 숙마마을의 한 주민의 손에 의해 사육되다가 사료값을 버티지 못하고 강진농고에 기증됐다.
 
이후 탐돌이와 탐순이는 지역사람들의 기억속에서 멀어졌다. 강진군은 제주에서 기증한 소중한 자원을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전국적으로 승마열풍이 불고 있고, 정부와 전남도가 말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려고 하는 이때에 그동안 강진이 탐돌이와 탐순이를 잘 활용하고 있었더라면 엄청난 선점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럼 지금 탐돌이와 탐순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탐돌이와 탐순이는 강진에서 건강하게 잘 생활하고 있다. 이사온지 3년만인 2009년 3월 첫 새끼를 낳았으며, 다시 지난해 둘째를 낳았다. 또 지금 새끼를 임신한 상태여서 몇 개월 뒤면 셋째 아이가 태어난다.

첫째는 2년전 민간인에게 팔았고, 둘째는 지금 엄마옆에서 열심히 풀을 뜯고 있다. 이같은 탐돌이와 탐순이의 왕성한 생명력은 강진이 말을 키우기에 나쁘지 않은 지역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탐돌이와 탐순이는 물론 새끼들도 지금까지 병치레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지난 11일 오후 탐돌이와 탐순이가 자라고 있는 작천 까치내재 인근 전남생명과학고 목장. 세 마리의 말이 한곳에 모여 열심히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살이 포동포동했다.

농장관리를 맡고 있는 홍성식선생님은 “말들이 천성이 순하고 식성이 좋아서 매우 건강한 상태다”며 “지난해 태어난 새끼도 잔병치레없이 잘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말키우기는 참 편하다는게 홍성식선생님의 설명이었다. 조사료는 겨울에 약간 줄 뿐이고, 365일 중에 대부분은 초지에서 풀을 뜯어 먹는다고 했다. 비가오나 눈이 오나 초지가 탐돌이와 탐순이의 생활터전이었다. 넓은 초지에서 생활하지만 주인이 부르면 언제든지 몰려들어 다루기도 쉽다고 했다.

마량 주민들은 지금도 아쉬워하고 있다. 마량의 한 주민은 “당시 군에서 사료값만 지원해 주었더라면 주민들이 사육도 하고 번식도 시켜서 지금 쯤 이런저런 관광자원으로 활용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말을 되찾아 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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