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족단위 매주 20여팀 이상 운집... 강진의 아름다운 밤 즐겨

캠핑카 이용, 봉고차량 개조, 달랑 텐트만.... 다양한 모습연출
“강진은 캠핑하기에 좋은 곳 시설 늘리면 더 올 것” 
수도, 전기, 화장실 완벽 설비... 지역민들도 누구나 이용가능

지난 29일 오전 강진읍 송전리 장전마을 입구에 있는 호수공원에 캠핑족들이 아침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9일 오전 9시경 강진읍 송전리 강진호수공원. 공원 한쪽에 고급스런 캠핑카 두세대가 보인다. 이곳은 강진군이 올 초에 설치한 ‘강진호수공원 오토캠핑장’이다.

널다란 호수공원 한귀퉁이에 있기 때문에 간단한 체육시설 정도로 보이지만 주차장과 전기시설, 수도, 화장실 시설등이 마련돼 누구나 와서 캠핑을 즐길 수 있게 해 놓은 곳이다.

가까이 가보니 캠핑카만 있는게 아니였다. 대형 버스를 개조해 캠핑을 하는 사람들, 봉고차를 개조한 가족들도 보였다. 사이사이에 간단히 설치된 텐트도 보였다.

아침 저녁으로 아직 찬바람이 부는 계절이였으나 이들에게 날씨는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못한듯 했다. 전날 강진오토캠프장에서 야영을 한 팀이 20여팀에 달했다.

호수공원옆 캠핑장이 매주 토요일이면 전국에서 몰려든 캠핑족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가족단위 캠핑족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주로 인터넷에서 정보를 주고 받으며 활동하기도 하고, 동호회를 만들어 단체로 각 지역을 돌며 캠핑을 즐기고 있다. 인터넷을 보고 혼자서 오는 사람들도 있다.

야영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캠핑카이다. 차량에 매달아 이동하면 전국 어디든지 갈 수가 있고, 전국 어디든 차량을 세우는 곳이 집이고 운동장이다.

무안군 삼향읍에서 온 이충배(43)씨의 캠핑카를 구경하기로 했다. 이씨는 전날 부인과 아들을 데리고 강진호수공원 오토캠핑장에 도착했다고 했다. 벌써 강진캠핑장을 서너차례 이용한 적이 있다.

이씨의 캠핑카는 542라는 독일제 6인용 캠핑카였다. 몇년전 현금 3천90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 보자 안쪽에 새로운 별천지가 펼쳐져 있었다.

침대와  식탁은 기본이고 아이들을 위한 2층 침대가 한쪽에 있었고 적지 않은 냉장고도 설치돼 있었다. 스위치만 누르면 에어컨이나 온풍기가 언제든지 작동이 가능했다. 냉장고 우측에는 가스랜지 시설과 싱크대가 설치돼 있었다.
 
침대쪽에는 작은 LED TV가 매달려 있어 언제든지 선명한 방송을 볼 수 있었다. 천정에는 성능좋은 환기구 시설이 돌아가고 있었다. 실내는 매우 쾌적했다. 광주 전남에만 이런 차량이 80여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차량을 소유한 사람들은 얼마나 돈이 많을까. 이충배씨는 평범한 자영업자였다. 야영을 워낙 좋아해 목돈을 모아서 캠핑카에 투자했다. 사업 때문에 자주 캠핑카를 이용하지 못하지만 종종 가족과 함께 캠핑카에서 숙식을 할 수 있다는게 큰 행복이다고 했다.

이씨는 “캠핑카를 가지고 있으면 큰 부자로 알지만 가족과 건강을 위해 투자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자주 캠핑카를 이용하지 못하지만 종종 가족과 함께 캠핑카에서 숙식을 할 수 있다는게 큰 행복이다”고 말했다.

캠핑은 꼭 캠핑카가 있어야 하는게 아니였다. 이충배씨 바로 옆에 주차를 한 박장환(41. 광주광역시 운곡동)씨는 중고 봉고차를 캠핑카로 개조해서 여가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앞쪽 운전석을 빼고, 뒤쪽 화물칸을 목재를 이용해 침대로 개조했다. 목재 침대를 올리면 탁자가 된다. 제일 뒤쪽에는 차의 모형에 맞춰 제작한 목재 싱크대와 찬장이 있어 필요한 생필품을 모두 탑재할 수 있다.

봉고차 천정에도 아담한 환풍기가 돌아가고 있었다.박(41)씨는 “캠핑카 보다는 못하지만 가족들이 잠을 자고 이동하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고 좋아했다.

박장환 가족의 봉고캠핑카 옆에는 광주광역시 수안지구에서 온 박요셉(31), 백인화(28)씨 부부가 홀홀 탠트만 치고 4월말의 추운밤을 보냈다.
 
춥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두꺼운 침낭을 준비했기 때문에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고 했다. 신혼부부인 이들은 틈만나면 이렇게 텐트만 가지고 야영장을 찾는다고 했다.

한번 캠핑을 하는데 드는 비용은 10여만원. 보통 일반여행객이 여관비에 세끼 식사까지 합해서 20만원을 거뜬히 소비하는 것과 비하면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여가를 즐기고 있는 셈이였다.

이처럼 강진호수공원 오토캠핑장에는 오토카를 이용해 캠핑을 즐기는 사람에서부터 중고 봉고차를 활용해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 텐트만 가지고 찾아와 즐거운 하룻밤을 보내고 가는 사람등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와 강진의 밤을 보내고 있다.

강진은 캠프장 시설이 잘돼 있다는게 한결같은 목소리였다. 수도시설과 화장실, 전기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아무 불편없이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주변에 널다란 호수공원이 펼쳐져 있고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각종 관광지가 산재해 있어 강진의 캠핑조건을 전국 최고수준으로 꼽았다.

이충배(43)씨는 “강진의 캠핑장을 좀 더 규모가 있게 갖춰 놓으면 더 많은 캠핑족들이 몰려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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