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조직에 기업형 팀제 도입 ‘태생적 한계’

조직개편 ‘팀제때 보다 더 열심히 일하겠다’ 하는 각오와 심정으로 추진해야...

박균조 부군수가 23일 오후 이날 출범한 조직점검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신임 강진원 군수가 6월말까지 팀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에 들어갔다. 첫 확대간부회의의 협의사항이었다. 팀제 도입 5년만에 실과제로 복귀하는 것이다. 군공무원노조는 즉각 환영성명서를 냈다.

노조는 ‘지난 5년간 시행된 팀제의 수치적 성과에 따른 근본적 문제점과 그 폐해를 곱씹어 볼때 ‘팀제폐지’라는 군수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했다.

주민들의 반응은 일단 7월들어 실과체제가 가동된 후 나올 전망이다. 두 제도는 주민들을 통해 금방 비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7월 강진군청에 기업형팀제, 일명 드림팀제를 도입한 취지는 공무원조직을 '성과와 고객만족 중심’이라는 기업형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였다. 기존의 1실 12개과 56담당이 1실 25개팀으로 개편됐다. 12개의 사무실이 25개로 쪼개졌다. 

군은 팀제개편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지향하는 ‘고객과 성과중심’의 조직으로 탈바꿈된다고 했다. 결재 단계가 5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돼 획기적인 행정서비스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결국 팀제의 가장 큰 목표는 행정조직을 일하는 체계로 만들어 공무원들이 주민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는 시스템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였다.

팀제가 도입되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각 팀의 성과를 정기적으로 평가해 공개하게 되면서 경쟁체계가 들어섰다. 실제 몇 개 팀의 노력은 타 군과 비교해서 적지 않은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5급이 6급 팀장 아래에서 근무하고, 팀장이 어느날 갑자기 팀원이되는 팀제의 일상적인 구조는 공무원 조직에 근본적으로 맞지 않은 세포였다. 또 일의 양이 많아지면서 공무원들의 불만이 나왔다.

이에대해 팀제찬성론자들은 ‘공무원들이 그만큼 주민들을 위해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문제는 주민들도 팀제에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한 것이였다.

주민들은 ‘예전에는 한 부서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여기저기 팀으로 옮겨 다녀야 한다’ ‘팀원들이 자기일이 아니면 아예 외면을 하고 있다’는 불만들을 쏟아냈다. 사무실이 너무 좁다는 문제점도 간단한게 아니였다.

또 전국의 어느 자치단체도 ‘강진의 팀제’를 따라하지 않은 것도 부담거리였다. 5년 동안 팀제가 실시되는 동안 강진의 팀제에 대해 알 만큼 알아 보고, 들어 볼 만큼 들어봤을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강진의 드림팀제와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다. 학계쪽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황주홍 전 군수가 지난해 7월 한 포럼에서 "강진형 팀제를 전국으로 제도화하면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 상승효과를 낼 것"이라며 중앙정부가 팀제를 실시하려는 확고한 인식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역설했으나 파장은 미미했다.

결국 팀제는 일부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가운데 서비스를 공급하는 공무원들도, 서비스를 제공받는 주민들로부터도 모두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전면적인 개선이 불가피해 진 것이다.

그러나 팀제의 전면적 개편은 행정서비스의 개선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군수와 공무원들의 목표 또한 분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팀제가 폐지된 후 공무원들의 업무능력이 떨어지고, 군정 성과가 미흡하다면 팀제폐지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역풍이 될 가능성이 많다.

이 때문에 조직개편은 강진군청 공무원 조직이 팀제때 보다 더 많은 일을 하겠다는 각오로 진행해야 한다는게 많은 사람들의 지적이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