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비용 지원보단 전담 조직 구성 필요”

논둑풀베기 지원사업 필요성 대부분 동의
군과 농협서 권역별 전담조직 구성 의견

 

작천면 박산마을 인근 들녘에서 한 농민이 예취기로 논둑 풀베기를 하고 있다.
작천면 박산마을 인근 들녘에서 한 농민이 예취기로 논둑 풀베기를 하고 있다.

 

논농사에 있어서 가장 힘든 일인 논둑위 작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각계각층 주민들을 만나 논둑풀베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군동면 화방마을 최갑수(72)씨는 마을 근처 농경지에서 논농사만 약 60마지기 정도를 짓고 있다.

육묘작업은 일부는 직접 모판을 키우기도 하지만 대부분 강진농협을 통해 새청무 품종의 육묘를 가져다 쓰고 있다. 모내기와 벼 수확작업은 농기계를 갖고 있는 마을주민에게 부탁해서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단 한가지 논둑풀베기와 비료살포만은 자신이 직접 하고 있다. 사람을 쓰자니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직접 예취기를 들고 논둑의 풀베기를 하고 있다. 모내기를 끝낸후 벼 수확기까지 약 2~3번정도 풀을 베고 있는데 대략 10일정도가 소요된다.

최 씨는 예취기를 들고 항상 논둑을 나갈때면 가슴이 조마조마한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해에도 논둑 풀베기를 하다가 말벌에 머리를 비롯한 여러 곳을 쏘이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신세를 진적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논둑 풀을 베다가 말벌에 쏘였다. 논둑풀베기 작업은 미끄러워 넘어지거나 논으로 추락해 다치는 경우도 많고 말벌에 쏘이는 경우가 많다. 최 씨는 농민들중 70대이상 고령이 많은 상황에서 논둑 풀베기 지원사업은 절실하며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필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최 씨는 “점차 농업인들이 고령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논둑풀베기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앞으로 원하는 사람들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지원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비용으로 지원하는 방법보다는 역시 인력을 지원하는 방법이 더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강진농협 진성국 조합장도 논둑풀베기 지원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진 조합장은 논농사의 경우 육묘와 방제 등을 지원하고 있고 최근에는 건조까지도 농협에서 맡고 있지만 유일하게 논둑에서 작업하는 풀베기와 비료살포는 지원하지 못하고 있어 농민들에게 가장 어려운 작업으로 남아있다고 밝히고 있다.

진 조합장은 “농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지원사업이 필요한데 문제는 어떻게 지원을 할 것인가일 것 같다”며 “대농이든 소농이든 차별없이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원방법에 대한 고민이 더해져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진 조합장은 “농협 자체적으로 지원사업을 추진하기란 어렵기 때문에 강진군에서 먼저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농협에서도 적극 동참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도암면 표장마을 윤기성(75)씨도 논둑풀베기의 위험성을 이야기하며 지원사업의 필요성에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윤 씨는 도암에서 60마지기 정도 논농사를 짓고 있다. 보통 모내기를 끝내고 2번정도 풀베기를 하고 있는데 주로 비용부담 때문에 본인이 직접 모든 논의 풀을 베고 있다. 풀베기를 하다가 돌과 파편이 눈이나 다리에 튀어 부상을 당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윤 씨는 고령 주민들의 논둑작업의 위험성을 이야기하며 지원 조직을 꾸려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윤 씨는 강진군 전체를 북사면, 도암권역, 칠량권역, 강진읍, 군동권역 등으로 나눠 권역별로 강진군과 지역농협에서 주도해서 논둑작업을 지원할 전담조직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용은 군과 농협 등이 지원하고 일정 부분은 농민에게 부담하게 하면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씨는 “일단 논둑풀베기 지원은 농민입장에서는 절실한데 비용을 곧바로 농민에게 전달할 경우 다른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직을 구성하는 방법이 좋을 것”이라며 “농민들에게도 10~20%정도 비용을 부담하게 한다면 일자리창출 효과도 있고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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