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가구가 사는 도암 산정마을에서 전현직 공무원이 50명이 넘는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한 집당 공무원 1명정도는 있다는 말이다. 지척에 있는 회룡마을도 20여가구 중에 현직 공무원이 1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렇게 60명도 채 되지 않는 주민들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에서 공직자를 많이 배출할 수 있었던 이유로 마을주민들은 빼어난 경관과 물이 좋았다는 점을 꼽는다.

산정마을에는 상수도가 들어오기 전에 샘이 두 곳이 있었다고 한다. 물맛이 뛰어나 옆마을에서 몰래 물을 길러 자기 마을의 우물에 넣으면 물맛이 좋아진다는 말이 있어 몰래 물을 길러가는 경우가 많았다.

또 마을회관 앞으로 하천과 주변에 왕버들나무 200여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멀리서도 늘어선 나무들이 보여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했다. 이웃마을에서 먹을 것을 구걸한 거지들이 밥을 들고 왕버들나무 아래에 앉아 밥을 먹기도 했다는 말도 전해진다.

지금은 경지정리 사업으로 인해 하천은 사라지고 왕버들나무도 대부분 사라져 4~5그루만 남아있다. 샘도 상수도가 들어오면서 사용하지 않아 막아버렸다. 한마디로 산수가 좋아 마을이 부유했고 그만큼 훌륭한 인물도 많이 배출됐다.

또 한가지 이유중 하나로 마을 인근에 교육시설이 오래전부터 존재했다는 점도 꼽힌다. 1933년경 마을내 도암국민학교 부설 덕문간이학교가 설립돼 6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를 했다. 산정마을에서 많은 공무원들이 나오기까지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마을에 따라 자랑거리가 있는 마을이 많을 것이다. 사업가들이 많은 마을도 있을 것이고, 학자들이 많은 마을도 있을 것이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 마을도 있을 것이다. 각 마을의 자랑거리를 발굴해서 지역을 홍보하는 스토리텔링으로 개발해 보는 것도 강진방문의해에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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