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을 맞아 닭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강진에 닭과 관련된 지명들이 있는데 그중 가장 으뜸은 청자가 생산되고 있는 청자촌 일대 지명이다. 대구면 사당리 뒤쪽에는 여계산(如鷄山)이 우뚝 솟아 있다. 청자박물관 바로 뒷산이 바로 닭을 닮았다는 여계산이다. 인근 계치마을과 난산 마을도 닭과 관련된 지명이다. 이 일대는 온통 닭들이 노닐고 있는 지역이다.

재미있는 것은 여계산 건너편 들녘에는 마치 닭의 알처럼 둥그런 산이 줄지어 네 개가 있다는 것이다. 풍수지리적으로 여계산이 낳은 알이라고 한다. 주민들은 이곳을 난산(卵山)이라고 부른다. 난산은 계율리 앞 뜰에서부터 시작해 띄엄띄엄 있다가 마지막 한 개가 바다에 빠져 있다. 이 난산들은 그 살벌했던 경지정리 시대를 무탈하게 넘긴 행운을 안고 있다.

경지정리 때 야산들은 대부분 망가졌지만 여계산 아래 난산은 꿋꿋하게 살아남은 것이다. 이는 고려시대 생산됐던 청자가 오늘날 수많은 역경 속에 다시 그 빛을 발하고 있듯이, 여계산 아래 난산은 그 누구도 침탈하지 못한 숙명적인 생명력이 있을지 모를 일이다. 

여계산 아래에 닭알 처럼 생긴 산이 네개가 있고, 지금도 사당리 일대에서 마치 닭알 처럼 생긴 청자들이 구워져 나온다는 것은 아주 재미있는 일이다. 여계산이 지금도 알을 낳고 있는 모양이다. 이 역시 지나간 전설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주민들의 삶속에 내려오고 있는 살아 있는 전설이다. 청자는 누가 뭐래도 강진의 전략산업이다.

닭의 해를 맞아 사당리 일대 닭과 관련된 풍수지리를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이곳에서 청자가 생산될 수 밖에 없었고, 앞으로도 번창할 수 밖에 없는 불변의 이유를 대외에 천명함으로서 청자의 위상을 한껏 높힐 수 있을 것이다. 닭의 해에 보는 청자는 영락없는 닭걀의 모습이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