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의 가금류 축산 농가를 초 긴장상태로 내몰고 있다. 전국적으로 1천만 마리가 넘는 닭과 오리가 살처분되면서 피해 농가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농림식품부는 13일부터 이틀간 닭·오리 등 가금류 이동을 일시 중지시키는 ‘스탠드 스틸’ 명령을 내렸다.

이번 명령에 따라 가축·축산 관련 종사자·차량의 가금류 축산농장 출입이 전면 금지됐다. 축산 관련 작업장에 관련 종사자, 차량, 물품 등의 이동 또한 통제된다. 그 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사실 지난달 16일 최초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이후 한 달이 다되도록 정부의 대책은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의심신고 이후 7일 만에 처음 ‘AI관련 관계차관회의’가 열렸지만 황교안 국무총리가 아니라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이 주재했다. 황 총리는 9일 만에 경기도 의정부시에 마련된 AI 방역대책 상황실을 형식적으로 방문하는데 그쳤다. 그러는 사이 AI는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피해 범위가 전국적으로 넓어졌다. 실제 지난 12일까지 전남지역에서만 닭과 오리 등 가금류 14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AI 확진 건수는 나주 2건, 해남 1건, 무안 1건, 장성 1건 등 농가 5건과 강진과 해남의 철새도래지 4건 등 총 9건이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적으로 AI가 확산되면서 1천만 마리가 넘는 닭과 오리가 땅에 묻혔다. 정부와 지자체가 초동 대응을 못하고 허둥대는 사이 농민들은 자식처럼 키운 닭과 오리를 살처분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강진은 겨울철새의 도래지인 강진만에서 발견된 큰고니 세 마리 사체를 조사한 결과 H5N6형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왔다. 아직 관내 다른 곳으로 확산될 조짐은 없으나 살얼음을 걷는 분위기다. 특히 고니들이 하늘을 날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지만 어떻게 해볼 대책이 없는 것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농가들 나름대로 대책을 잘 세우고, 관계 기관에서는 철새들의 AI 확산을 막기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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