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윤/강진군의회 의장

강진군의회는 영암․진도군의회와 함께 2016년 국외연수 차 미국을 방문했다. 연수 기간 중 친환경 농업을 벤치마킹하고자 캘리포니아 시모니언농장(SIMONIAN FARMS)을 찾았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주로 서부 농업의 중심지이다. 광활한 대지는 우수한 농토이며, 석유 등 거대한 천연자원은 후대를 위하여 개발하지 않을 정도로 축복받은 땅이다.

‘시모니언농장’은 캘리포니아 주의 샌 호아킨 밸리 동남부의 ‘프레즈노’ 라는 도시에 1901년 아르메니인 이민자 ‘바그다사 시모니언’에 의해 설립되었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연 180여종의 과일과 야채 등을 친환경 농법으로 3대째 운영해왔다. 현재 약 3,000에이커(1,225㏊)에서 신선한 농산물과 과일을 재배하고 농장직영 마켓에서 농산물과 건과일, 가공식품 등을 판매한다. 연간 매출이 가뭄과 노동력 등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500만 달러로 순이익은 원화 20억원 정도라 한다.

1995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방문했던 곳으로 관광객이 밀려들고 신선한 과일과 기념품 등을 연중 판매하고 있으며 최상의 제품을 최저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유명한 곳이다. 2012년에 개관된 박물관에는 캘리포니아의 농업 역사와 프레즈노 지역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시모니언농장은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활용한 건과일, 캔디, 스낵, 비스킷, 와인 등 2차 가공 제품을 개발하여 1차 생산물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100km가 넘는 아름다운 꽃길인 ‘블라섬 트레일’ 중심으로 열리는 봄꽃 축제를 즐기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오는 관광객에게 자체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고자 휴식 시설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름 과수원 축제, 가을에는 추수감사절 축제를 열어 고객 판매망을 넓히고 있는 중이며 과실․채소 등 생산량의 90%는 농장직영 마켓에서 소매로 판매한다. 1차 생산에서 가공을 거쳐 유통과 관광까지 병행하는 6차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미국 농업을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지역에서도 표고버섯 조미료, 토하젓, 전통된장, 여주액기스, 찰매생이 등 1차 농산물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하여 농산물 가공 판매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지역에 있는 자원을 활용한 농촌관광 상품이 부족한 현실이다. 우리지역 농업이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공산업과 서비스 관광산업이 수레바퀴처럼 서로 연계하는 상생발전이 필요하다.

매년 강진을 찾는 백만여 명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홍보와 중간상인을 배제한 직거래 형태의 판매 방식을 적극 모색해야 하며, 체류형 관광객 유치를 펼쳐 체험과 숙박을 병행한 팜스테이 마을을 지금보다 더 육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시모니언농장의 성공사례처럼 CEO의 친환경 농업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꾸준한 투자가 생산에서 마케팅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을 우리가 배워야할 점이다. 특히 100% 친환경 우수농산물에 시모니언 라벨 표시는 소비자로부터 곽광을 받기에 충분했다.

친환경 농업의 관건은 제초와의 전쟁인데 시모니언 농장에서는 농기계나 인력으로도 하지만 정부에서 엄격하게 관리하는 농약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사용할 농약의 사전신고와 승인 후 사용하고 휴약기간도 정부가 관리하며 농약회사 전문처방사의 도움을 받아 더 우수한 품질과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한다. 우리는 예전에 비해 친환경 재배 면적이 증가하고 있고 지속적인 농약안전사용 교육을 실시하여 농약살포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보나 미국의 선진 농약관리시스템에는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농업은 미국 농업여건과 상당부분 다르지만 각종 농업 정책은 앞선다고 본다. 직불금제도, 농기계 임대사업, 가축전염병 방역 및 피해보상, 재해보험 등 농업 제도면에서 말이다. 미국은 농가소득안전망 및 위험관리 강화 측면에서 경영안정을 위해 ‘경손보상정책’을 도입하고 있으나 이는 보험 가입자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실질적으로 6,000에이커 이상 대형 농장만 보험에 가입하는 실정이며 보험 가입 금액이 너무 비싸 대부분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세계최대의 농업생산국이자 최대수입국인 미국 농업시설의 벤치마킹을 통해 미국농업의 마인드를 몸소 느끼고 배우는 계기가 되었고, 한미 FTA 체결로 인한 시장개방으로 우리 농가의 경쟁력 확보 방안과 대응책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1995년 쌀 시장이 개방된 이후 쌀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이어왔으며 해마다 고정적으로 밀려오는 수입쌀 때문에 소비 대책이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쌀은 국민의 주식이자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현실에서 쌀 농업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지는 계속 보전되어야 함이 당연하고 우리나라도 일본 등 농업 선진국과 같이 논에 벼 대체작목 재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밀가루도 쌀가루로 대체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하고 쌀값 안정과 소비촉진을 위한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정부 대책이 나와야 한다.

농업의 선진화는 경제 재도약과 농업 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오늘날 강대국의 공통점은 농업강국이거나 농업발전에 국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과 네덜란드․독일·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등이 농업강국이며 일본은 농가소득이 도시근로자 소득보다 높다. 선진 강대국처럼 농업발전을 국정의 핵심과제로 격상시키고 희망찬 농업, 활기찬 농촌, 행복한 국민이라는 대한민국 농정 비전에 맞게 종합대책 강구가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지구상에서 그 무엇보다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식량을 대체할 수 없기에 식량 확보는 필수적이며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쾌적한 지구환경을 지속적으로 보존하여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친환경 농업이 확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단순한 1차 산업을 넘어 관광산업까지 아울러 농가 소득을 향상시키는 효자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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