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만선/완도 고금면 가교리 어촌계장

완도에 살고 있습니다. 고금 토박입니다. 나이 60이 넘도록 한 동네에서 살고 있습니다. 어촌계장을 맡고 있습니다. 누가 뭐래도 저는 마을을 사랑하고 마을사람들을 아끼고 위하고 있습니다.

‘저는 강진에 살고 있습니다’좀 더 자세히 얘기하면 마량이 안마당이자 쉼터, 놀이터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동네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 동네사람들은 완도 고금면 가교리에 살면서 마량을 동네로 생각하고 항상 드나듭니다. 행정구역상으로 완도, 강진으로 구분돼 있지만 10분거리 옆 동네이자 ‘우리 마을’로 여기고 있습니다.

강진 마량은 제 인생의 최고의 안식처입니다. 제가 우울증에 빠져 힘들었던 나날을 극복하게 해준 곳이 바로 강진 마량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에야 저는 전복치패장 운영과 지주식 김 어업으로 어렵지 않은 삶을 꾸리고 있지만 불과 3~4년 전만해도 우울증이 심했습니다. 평소 흥이 남달라 노래도 좋아하던 제가 친형제처럼 지내던 사촌형님 두 분과 의형제로 함께 해온 동네 동생의 잇따른 죽음으로 실의에 빠졌습니다. 저의 우울증은 술로 날을 지새울 만큼 제 삶을 갉아먹었습니다.

급기야 병원을 찾을 정도가 됐습니다. 주위의 권유로 서울 아산병원까지 가 치료를 받았습니다. 별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이때 운명같이 저를 일상의 삶으로 돌아오게 한 곳이 바로 강진 마량이었습니다. 마량미항토요음악회와 작년부터 매주 토요일이면 열리는 마량놀토수산시장이 제게는 희망의 빛이자 저의 삶을 새롭게 일구게 한 끈이었습니다.

토요음악회에는 동네사람들과 함께 참석해 손뼉을 치고 어깨춤을 췄습니다. 가끔 기회가 닿으면 마이크도 잡았습니다. 대표곡은 ‘마량에 가고싶다’~.

노래를 부르면 신이 났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날이 갈수록 점차 여유가 생겼고 주위를 챙길 정도로 예전의 저로 되돌아가 있었습니다. 우울증이 나은 것입니다.

제가 마량을 사랑하고 제가 사는 마을과 똑같이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특히 마량놀토수산시장은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한곳에 갖춰진 보기 드문 수산시장입니다. 강진군이 야심차게 기획하고 마련한 좋은 정책이자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강진군민과 전국에서 오는 많은 관광객들은 행복합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 저희 동네사람들은 마량면민보다 어쩌면 더 토요일을 마량에서 즐기고 있다고 봅니다. 고금대교가 생긴 뒤 완도보다 강진이 더 가깝게 느껴지고 요즘에는 우스갯소리로 ‘고금도가 강진이었으면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입을 모읍니다.

강진 마량은 청정지역이라 횟감도 신선하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저는 그래서 지인들과의 약속은 꼭 마량에 있는 횟집으로 잡고 있습니다. 엊그제는 마량이 고마워 마량면 주요 인사들과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이렇게 저를 기쁘게, 즐겁게, 행복하게 해줘서 너무 감사드립니다’하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는 제 자신의 사례도 포함해 ‘마량놀토수산시장’은 강진 지역경제를 선순환시키는 정말 좋은 정책이고, 이제는 해남과 목포사람들이 주말이면 찾아온다. 아직 마량놀토수산시장을 모르거나 와보지 않았다면 반드시 꼭 들러야 할 곳이라고 추천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저는 이번주 토요일에도 마량으로 향합니다. 횟집에서 약간의 취기를 느낄 만큼의 반주를 한 뒤 즐겁게 노래를 부를 것입니다. 강진군민 여러분~, 저와 함께 ‘마량에 가고싶다’를 함께 부르시죠~, 가사를 모른다고요. 제가 꽉 잡고 있습니다. 걱정은 붙들어 놓고 기분은 확 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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