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도시 강진, 이색공연 잇따라 선보여

시골 장날에 약 팔던 그 시절의 천막극장을 재현한 나이롱극장이 지난달 31일 칠량면에서 막을 올렸다. 칠량황금체육관에서 100여 명의 관객들과 함께 한 이날 공연은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공연의 제목은 ‘공것으로 보는 나이롱(Nylon)극장’으로 추억의 LP음악, 재담극, 변사극으로 구성됐다. 진행에는 라디오강진 진행자인 문형식DJ가, 재담극과 변사극에는 광주·전남의 대표적인 극단 드라마스튜디오(대표 윤희철) 배우들이 참여했다.

어두운 무대 한쪽 구석, 문형식DJ의 공연 설명과 함께 LP판이 들려주는 그 시절 옛 노래로 공연의 막이 오른다. 먼지에 쌓이고 흠이 간 LP판이 만들어낸‘지지직’거리는 소리는 관객들에게 아날로그적 감성을 일깨웠다.

무대가 바뀌고 흥겨운 징, 꽹과리 소리와 함께 무대 어디선가 허름한 옷을 입은 장님이 등장하며 재담극이 시작된다. 재담극‘장님타령’은 나이든 장님과 젊은 수다쟁이 여인이 주고받는 해학적인 내용의 공연이다.

부잣집 마님이 외출 중 우연히 만난 점쟁이 장님을 얕보다가 나중에 이 장님의 재치에 골탕을 먹는다는 내용으로, 장님과 여인이 맛깔난 표정연기와 매력적인 목소리로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관객들과 함께 한바탕 축제와도 같은 시간이 끝나면 흑백TV시절 추억의 광고와 함께  변사극이 시작돼 눈길을 끌었다.

변사극 ‘검사와 여선생’은 우리나라 마지막 무성영화로 연극배우 윤희철(드라마스튜디오 대표)씨가 변사로 나서 구성진 말솜씨로 연기와 해설을 곁들였다.

상영 중간에 낡은 필름이 끊기면서 막간 가수가 등장해 노래와 춤으로 흥을 이어가곤 하던 옛 추억을 살리기 위해 막간 공연도 재연해 주민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선사했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