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운/언론인

인구 4만 지키기도 버거운 강진군이 대한민국 정치 중심지로 떠올랐다는 건 놀라운 지형 가치 변화다. 날이면 날마다 언론이 무게중심을 두고 다루고 있는 대권관련 뉴스속에는 강진에 머물고 있는 손학규 더민주 고문이 반드시 자리한다. 그럴때면 강진이 짝궁처럼 함께 등장한다.

손 고문이야 학력과 경력이 말해주 듯, 대선 뉴스메이커로 당연시되지만 싸드가 들어설 성주군세만도 못한 강진군이 동등한 화두로 전국민 앞에 소개된다는 건 경이적이다. 강진군민은 손 고문에게 브랜드 선양에 따른 보상을 톡톡히 치러야할 보은 의무를 깨득이나 하고 있을까.

손고문이 잘되길 바라는 강진군민들의 바람은 강렬하다. 평소 언론이나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지지 강도가 보통은 넘어섰다고 듣고 있었다. 그러나 손고문은 강진 사람으로 동일시되어 추앙받고 있다는 진화된 사실을 알게 됐다. 강진군민들 만으로 대통령을 결정한다면 선거는 하나마나의 수준이다. 8월 하순, 강진을 들려 가우도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주작산 휴양림에서 1박 하면서 확인한 민심이다.

강진사람들이 손고문을 추앙한다는 건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인과적 논리 관계가 형성된다. 강진군민들 사이에 그 길은 어느 당을 택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그래서 손고문이 기존 야당중 한쪽을 택할것인지, 아니면 제3의 정치 결사체 쪽으로 방향을 틀지에 대해 궁금증이 날뛴다.
 
더민주 경우 문재인 경선 대세론이 굳혀져 있고 국민의당은 대권 경선 치르기에는 왠지 초라한 느낌을 준다. 무소속 성격의 정치결사체를 등에 업고 대선에 나서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것도 마음에 걸릴 것이다.

손고문의 향배에 대한 강진군민의 궁금증은 지역에 한정된 게 아니다. 정치권과 전국민들이 강진 못지 않은 관심을 쏟고 있는 부분이다. 대선을 1년반 앞두고 강진군민들이 지향하는 인물에 대한 평가와 기대가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라 볼 수 있다. 안철수도  박지원도 만난 손고문이지만 허허 웃음만 날린다.  정어린 지지자들은 웃지만 말고 하루 빨리 결단을 듣고싶어 안달이다.

손고문은 현재 더민주 당원이다. 그래서 더민주 당사로 걸어 들어가 동행 의사를 밝히면 그만이다. 그런데 그쪽으로 다시 들어가겠다는 말을 한번도 꺼낸적이 없다.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기겠다는 뜻을 비추지도 않는다. 더더욱 새로운 정치결사체로 합류한다는 시그널도 감지할 수 없다. 도대체 어쩌겠다는 것인지,  지지자들은 궁금증이 심해져서 병이 날지경이다. 어쩔수 없이 시나리오를 쓸 수밖에 없다.

더민주는 절대 아닐 것이라는 여론이 대세를 이룬다. 왜냐하면 8.27 정당대회를 통해 친문 일당 지배 체제가 구축되어 경선은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되고 싶어 정계를 은퇴했다 컴백한 사람이라면 패할 경쟁판에 뛰어들리 만무한 것이다. 손고문은 2012년 대선경선에서 모바일 투표의 허점때문에 문재인 후보에게 패한 뼈아픈 과거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정치평론가들은 대체적으로 손고문이 더민주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한다. 어떤 이는 “싸워서 질 싸움을 왜 하겠느냐”고 열을 뿜기도한다. 이러한 견해는 국민의 보편적 상황인식이라고 일반화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대선이 아닌 하찮은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기초적인 선거 원리가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국민의 당으로 갈까. 안철수나 박지원이 러브콜을 숱하게 보내고 직접 만나 애정 고백까지 했다. 강진에서 목포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맥주를 입에 대면서까지 동참을 애원했다고 들린다. 국민의당 행을 점치게 한 근거다. 하지만 손고문은 허허 웃을 뿐이다. 그런 반응은 부정적 의미를 담은 신호라고 보는게 타당하다.
 
대권을 추구하는 생애 마지막 결단의 시기에 웃음정도로 무의미한 사인을 보낼수는 없는 것이다. 애정론으로 비춰본다면 더욱 거부가 확실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국민의당이 보유한 38석의 현역수만으로도 더민주에 상대가 될 수 없다는 패배의식이 작동할 수도 있다. 게다가 경쟁력이 추락한 안철수와의 대결로는 본선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는 계산이 있을 법하다.

남는 건 하나의 길, 새로운 정치 결사체로 들어가는 것이다. 거기에서 경선 또는 추대를 통해 후보로 낙점받은 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통합 경선을 치르는 계산을 하고 있을른지 모른다. 그다음 야권통합 여론이 거세지면 더민주 후보와 단일화 순서를 밟거나 여야 3자 본선 대결을 감행하는 시나리오를 이미 완성했을 수도 있다.

결행을 늦추는 건 뉴스메이커로서의 효과 극대화를 통해 몸집을 불리려는 시간 끌기 전략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제3지대의 길은 도박과도 같다. 경선이 도토리 키재기식이 되거나 흥행없는 단독 추대의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부정적 상황이 전개된다면 미래는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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