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 묘를 잃어버렸어요”

목포에 사는 출향인 이모(53)씨는 최근 증조할아버지의 묘를 벌초하기 위해 고향인 대구의 한 산을 올랐으나 끝내 묘를 찾지 못하고 내려와야 했다.

수풀이 우거져 길이 완전히 막혀 버려서 묘지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이씨는 “폭염속에서 한참 산소를 찾아 헤맸으나 묘지의 위치를 찾지 못했다”고 한숨 쉬었다.

이씨가 증조할아버지의 묘를 찾지 못한 것은 올해로 2년째다. 지난해 여름 벌초하러 왔을 때 묘를 한나절이나 찾았으나 잡풀에 묻힌 묘를 찾을 수 없었다.

올해는 큰 맘먹고 형제들까지 대동하고 묘찾기에 나섰으나 결국 실패를 했다. 2년째 벌초를 하지 못해서 묘 찾기는 더욱 어려워 진 상황이었다. 이씨는 “묘를 완전히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한겨울에 낙엽이 완전히 떨어지면 가족들과 다시한번 와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씨 처럼 묘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종종 있다. 한 두해 벌초를 하지 않으면 금방 숲에 묻혀 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출향인들의 경우 정기적으로 묘를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낭패를 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서울에서 매년 8월쯤에 벌초를 위해 고향 강진에 내려오는 한 출향인은 이번에 산속에 있는 조부모님 묘를 찾느라 애를 먹었다. 묘지로 올라가는 산길이 그래도 1년에 한차례 오면 흔적이 뚜렸했으나 올해는 유난히 풀이 많이 자라고 수목도 우거졌다.

이 출향인은 “올해는 폭염 때문에 산 수풀이 우거지는 속도가 굉장하더라”며 “조상님들의 묘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갈수록 고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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