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U대회 납품컵 손잡이 떨어져 소장자들 불만 표출

청자상패도 글씨 지워지거나 흠집 많아‘왜 이러나’
일부 저품질 청자유통에 강진청자 이미지 훼손 우려
연구지원으로 박물관과 개인요 업체간 품질차 줄여야

광주U대회 기념품으로 납품됐던 청자 머그컵의 일부가 손잡이가 떨어져 컵이 손상되는 경우가 자주 발견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영암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55)씨는 지인으로부터 강진에서 만든 청자컵 2개를 선물받았다. 머그컵 바닥에는 지난해 개최됐던 광주 U대회에 참여했던 단체인 GKL 사회공헌재단을 상징하는 마크가 찍혀있었다.

광주U대회에 기념품으로 강진에서 대회주최측에 납품했던 청자 머그컵이었다. 평소 강진청자에 대한 명성을 들어왔던 김 씨는 소중한 선물을 받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몇일 후 김 씨는 물을 마시기 위해 청자컵을 꺼내들었다가 깜짝놀랐다. 머그컵의 손잡이가 떨어져 컵과 분리돼 아래로 떨어져 깨진 것이다.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우연일 것이라는 생각에 그냥 넘겼다.

그로부터 몇일 후 김씨의 아들이 또 다시 남은 청자컵을 사용하기 위해 꺼냈다가 김 씨의 경우처럼 컵 손잡이가 떨어져나가는 현상을 또 겪었다. 2개의 청자컵이 모두 컵 손잡이가 분리되는 현상을 겪은 김 씨는 우연이 아니라 컵 자체가 불량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 씨는 “고려시대 최고 품질을 자랑했던 청자를 재현한다는 강진군에서 만든 컵 하나 조차도 불량품이 나오는데 어떻게 품질을 믿고 고가의 청자 작품들을 구입할 수 있겠나”라며 “평소에 강진의 한정식을 좋아하고 명품 청자에 대해서도 좋게 평가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실망을 많이 했고 앞으로 강진에서 생산된 청자를 믿고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의 경우뿐만 아니라 최근 마무리된 강진청자축제 기간동안에도 축제장을 찾은 몇몇 관광객들도 이처럼 청자컵의 손잡이가 분리돼 컵이 깨지는 상황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이런 현상을 겪은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청자품질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구입을 하지 않았다.

청자컵뿐만 아니라 지역내 각종 행정기관이나 사회단체, 동호회 등에서 요청해 제작되는 청자상패들도 불량품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역내 각종 기관들에서 전달하는 상패의 경우에는 특수인쇄된 글씨를 청자작품에 글씨를 배열해 한 번 더 굽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드라이전사기법이 사용된다.

굽는 과정을 통해 글씨는 청자작품과 하나가 되기 때문에 날카로운 물건으로 긁어도 글씨가 손상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최근 제작된 일부 상패의 경우에는 한번 더 굽는 과정을 생략하고 글씨에 간단한 열처리만 하는 경우가 많아 글씨가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청자상패에 사용되는 청자들도 여러 곳에 흠집이 있거나 청자의 겉표면이 갈라지는 빙열현상이 나타나는 등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띄어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지역주민은 “최근에 받은 청자상패의 경우에는 작품 곳곳이 갈라지고 유약에 모래알이 섞여있고 흠집이 나있으며 작품의 표면이 울퉁불퉁해 불량품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청자상패의 경우 평생동안 1~2번 받을까말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질이 떨어지는 청자로 상패를 만드는 것은 분명히 개선이 되어야 할 문제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내에서 생산된 청자 작품들이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종종 발생되면서 주민들은 청자사업 관계자들 모두가 이번 일을 반성의 계기로 삼고 강진청자의 품질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청자박물관과 20~30개의 개인요 업체들간의 품질도 일정한 수준으로 맞춰질 수 있도록 해야 앞으로 강진의 청자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청자작품 품질 저하문제에 대해 청자박물관에서는 광주U대회 청자컵과 상패 모두가 제작기간이 촉박한 가운데 만들어서 납품하다보니 정상적인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청자박물관에 따르면 청자조합에서 제작한 컵 5천여개 중에서 모양이 좋지 않거나 철분이 함유된 것 등을 제외하고 가장 잘 만들어진 것들 위주로 골라 3천600개의 컵을 광주U대회 측에 납품했다. 문제는 납품까지 기간이 40일 남짓으로 짧아 급하게 컵이 제작됐다는 것이다.

또 전세계에 전달되는 기념품이기 때문에 전통방식인 고령토만을 사용해 청자컵을 제작해 무게가 무거워 불량품이 발생한 것으로 박물관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청자박물관 관계자는 “강진에서 제작한 청자 머그컵의 일부가 손잡이가 분리되는 불량품이 나와 죄송하게 생각하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제작해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를 철저히 해서 불량품이 나오지 않도록 품질관리에 힘쓰겠고 개인요 업체들과 간담회를 통해 문제점을 분석해 앞으로는 불량품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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