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광주전남연구원장

중국 광저우시와 광주광역시. 광저우시는 중국 대륙의 남쪽, 주강(珠江) 삼각주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에서 세번째로 큰 강인 주강이 도심부를 가로지르고 있어 옛부터 중국의 남대문이라고도 불려왔다고 한다. 특히 명나라 말기 청나라 초기에는 중국 최대의 무역항으로 번영했던 도시가 바로 광저우시 이다.

한글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자매도시가 된지 올해로 20년. 그동안 두 도시 간의 인연은 오고 가며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양도시 간의 역사가 스무 해라면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의 족적을 남겨 왔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광저우는 우리에게 인근의 홍콩이나 선전보다 덜 알려졌으며, 더욱이 베이징, 상하이에 이은 상주인구 1,660만 명의 3대 도시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생소하게 느끼고 있다.

필자 또한 그동안 여러번 중국을 갔으면서도 광저우는 처음이었고 이번 방문단 가운데 대다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3박 4일의 비교적 짧은 일정이었지만 오로지 한 곳에서만 체류했음을 감안하면 한 도시에서만 가장 긴 나날을 보낸 셈이었다.

연일 이어지는 환대로 체중이 늘었다고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산해진미로 가득한 상차림에 광저우시장부터 나서서 일일이 건배하며 참석자 모두와 우의를 돈독히 하는 정성에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

지난 날 홍콩이 잘나가던 시절에 광저우는 하청도시였다고 한다. 홍콩에 예속되어 나래를 제대로 펼 수 없었던 것. 그러나 아는 바와같이 오늘날의 홍콩은 중국에 편입되면서 옛날의 영광을 되찾아 오기 힘든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지금의 광저우는 당당한 기세로 저력을 발휘해가는 역동적인 도시로 커나가고 있다. 광저우는 중국에서 가장 좋은 비즈니스 환경을 갖춘 도시로 2015년 포브스(Forbes)지에 선정된 바 있으며, 2020년까지 항운 및 물류, 국제통상, 혁신엔진을 기반으로 첨단기술산업 육성을 위한 야심찬 플랜을 갖고 있단다.

특히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283개 기업이 광저우에서 자동차, 석유화학, MICE, 금융, 물류, 정보기술,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활발한 사업을 전개 중에 있다.

무엇보다도 풍부한 인재풀은 광저우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광저우시에는 하이테크 기술 소지자가 60만 명이나 되며 광동성 소재 대학교의 2/3가 위치하고 있고, 중국 공산당 지정 천인계획 대상자 중 129명이나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2월에는 리커창 총리 주재로 열린 상무회의에서 광저우를 비롯, 선전, 상하이, 텐진 등 10개 도시가 서비스무역혁신도시로 선정된 바 있다.

이처럼 탄탄한 산업인프라를 갖춘 광저우시야말로 성장잠재력이 충분한 유망한 도시기에 우리는 자매도시로서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경주해가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번 귀국길에 광저우시의 씽크탱크인 광저우시 사회과학원을 방문, 광주전남연구원과 향후 상호 협력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돌아왔다. 올 가을 광저우시의 방문단이 답방차원에서 광주를 찾아오게 되면 이 때는 보다 구체적인 협의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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