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종/재부산 강진향우회장

어려서 고향인 강진 칠량을 떠났다. 말로 다 나타내기 어려울 정도로 생활이 곤궁했던 시절이어서 먹고살고자 고향을 떠났었다.

또래의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그 시절 얘기로 시작한다. 지금이야 제각기 자리를 잡아 고개를 끄덕거리며 서로 챙겨줄 정도지만 늘 고향 얘기만 나오면 웃다가도 울고 울다가도 웃는다. 어쩌랴.

요즘에 웃는 일이 훨씬 많아졌다. 삶이 어렵다 해도 그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름대로 넉넉해졌기 때문이다. 고향 얘기는 내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고향에 들를 때마다 느끼는 변화는 빠르다. 전국 상황인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속에서도 내 고향 강진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너무 다행스럽다.

최근 2~3년새 변화는 눈부실 정도다. 내 눈으로 확인하고서도 실감이 안날 정도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강진 전체 지도가 바뀔 정도로 많은 변화발전이 이뤄진다는 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업체가 있는 부산에서 내 고향 강진을 다녀왔다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산악회로, 친목회 모임으로, 강진을 다녀와서는 이구동성으로 ‘음식이 좋고 친절하고 볼 것도 많다’고 말들 한다.

마량항에 조성된 놀토수산시장에 대해서 특히 많은 얘기들을 한다. 수산물이 신선하고 저렴하다는 것이다. 토요음악회 노래자랑 코너에 출연해 싱싱한 횟감과 강진산 해산물을 선물로 받아 너무 기분이 좋았었다고 은근히 자랑도 아끼지 않는다.

한때 물산이 넘쳐났던 마량항이 침체를 겪다가 이제 다시 햇살을 보듬고 활기를 되찾고 남해안 최고의 수산시장으로 바뀐 것, 참 고마운 일이다.

이는 고향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군수와 군청 직원들, 마을 지도자들, 군민들까지 잘 살고자 하는 마음이 한 데 뭉친 덕분이리라.

강진 농수산물을 택배로 받아보고 만족해 계속 직거래를 하고 있는 가까운 지인도 있다. 오히려 내가 고맙다. 전화 한 통화로 신선농산물을 받아보는 초록믿음 직거래지원센터는 강진군수가 품질과 유통을 책임지는 시스템이었다.

지금에야 나도 도시에 살지만 초록믿음 시스템은 도시와 농촌이 서로 상생하는 롤 모델로 정말 칭찬이 아깝지 않은 강진군의 자랑이라고 생각한다. 내 고향 강진에서 나는 농산물을 하루 이틀새 받아보고 요리를 해 먹는 것, 정말 즐거운 일이다.

나야 타향살이로 단련된 몸이지만 내 고향 강진에서 열심히 고향을 일구며 사는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좀 더 잘살기를 항상 바란다.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보다 많이 판매하고 결국, 소득에 이르게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아니 할 말로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고향 가서 소꿉친구가 설성 막걸리를 탁 쏘면 나도 병영돼지불고기를 안주로 시켜 거나하게 취해도 좋을 성 싶다.

요즘 들어 더욱 변화 발전하는 내 고향 강진, 언제 불러도 편안하고 아늑한 곳이다. 이왕 열심히 하는 김에 전국에서 제일 잘 살고 멋진 고향이 됐으면 좋겠다. 나 역시 ‘강진’의 이름값에 부족함이 없도록 오늘도 열심히 뛸 것이다.

내년이 ‘남도답사 1번지 강진 방문의 해’라고 하니 준비하고 있는 군청 직원들과 군민들에게도 안부와 건강을 묻는다.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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