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성요셉여고서 세들어 사는 강진고학생들,
운동장 과잉보호로 축구는‘그림의 떡’
탁구, 배드민턴, 걷기 등 간단한 운동만 할 수 있어

강진고등학교가 건물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내년 중반까지 성요셉여고 건물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지만 잔디운동장의 사용불가로 인해 학생들이 체육활동을 하는데 지장을 받고 있다. 사진은 강진고 학생들이 체육시간에 잔디밭을 피해 육상트랙을 돌며 걷기운동을 하고 있다.
강진고가 거점고 지정으로 인한 건물 신축공사를 진행하면서 내년까지 성요셉여고를 임시로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잔디운동장 사용제한으로 인해 학생들의 체육수업 진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31일 찾아간 강진고등학교에서는 10여명의 학생들이 잔디운동장 주변으로 설치돼 있는 육상트랙을 빠른 걸음으로 걸으며 운동을 하고 있었다. 또 한쪽에서는 4~5명의 학생들이 모여 야구공을 주고받고 있었다.

또 교내 한쪽에 마련된 강당에서는 학생들이 모여 탁구와 배드민턴을 치고 있었다. 이들 학생들은 모두 잔디가 심어져 있는 운동장을 제외하고 주변에서 체육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는 강진고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잔디밭에 들어가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발생한 일이었다. 잔디가 심어져 있는 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학생들이 체육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탁구와 배드민턴, 걷기 정도이다.

그나마 배드민턴의 경우에도 강당의 천장이 낮아 공을 높이 올리는 것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체육수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 불편사항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학부모들은 한참 뛰어놀고 땀을 흘리는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공부를 위한 집중이 잘 되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학생들의 학업까지 지장을 받을까 우려하고 있고 학생들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지적에 강진고측에서는 학교를 임시로 빌려서 사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학교건물을 비롯한 기자재가 성요셉금릉학원의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사용후 원상복구를 해줘야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또 당초에는 복구비가 들더라도 운동장을 사용할려고 했으나 체육수업을 진행하기에 불편함이 많아 사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현재 잔디운동장의 경우 학교 건물로 둘러 쌓여 있는 분지형태를 이루고 있어서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을 진행할 경우 소음 때문에 수업을 진행하는 데 방해를 받는다는 것이다.

또 학교 운동장과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건물들의 거리가 가까워 공을 가지고 운동을 하는 경우 유리창 파손과 안전사고 우려가 높다는 점과 남학생들이 주로 좋아하는 축구와 농구 등 체육시설들이 없어 체육수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됐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잔디운동장의 경우 임대 계약서의 내용에 따라 원상복구를 해줘야한다는 점이다. 체육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시설을 활용하는 것도 어렵지만 잔디가 훼손될 경우 비용을 들여 복구를 해줘야한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체육수업 차질로 학부모들 우려 커져
9월부터 군과 협의를 통해 남포구장 사용예정

이처럼 체육활동 제한으로 인해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자 강진고측에서는 군과 도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2학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 체육수업을 축구장으로 이동해서 수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강진군과 남포축구장을 사용하기로 이미 계약을 완료한 상태이며 현재는 학생들의 이동을 위한 버스 입찰이 진행되고 있다.

강진고 관계자는 “학생들이 학업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건물사용을 허락해준 성요셉금릉학교 법인의 뜻을 받들어 최대한 파손되지 않도록 고민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체육활동을 하는 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고민한 결과 남포축구장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며 “1주일에 2시간 진행되는 체육수업을 하나로 묶는 블록타임제를 활용해 2학기부터는 차질없이 체육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으니 학부모님들의 이해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운동장 사용문제에 대해 성요셉금릉학원측은 “임대계약서를 작성할 당시에 강진고 자체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학생들이 잔디를 밟지 않길래 훼손하지 않으려고 하는 행동인 줄로만 알았다”며 “학생들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건물 사용을 허락했는데 불편을 겪었다고 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고 강진고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눠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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