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오산마을 뒷산, 풍수지리로 정상에서 5m 뒷쪽에 세우기로

성전면 오산마을 뒤에는 매봉산이라는 야트막한 산이 있다. 이곳 정상에서 바라본 경치가 좋아서 몇몇 주민들이 이곳에 정자를 짓기로 했다.

오랜 숙원 끝에 강진군이 예산 1천만원을 확보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고, 마을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매봉산 정상에 등산로 정비와 함께 작은 정자를 짓기로 3월초 확정했다. 번지수는 성전면 명산리 산14번지였다. 측량도 했고, 관련 허가도 진행해서 사업을 시작하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최근 문제가 생겼다. 매봉산 정상은 매의 정수리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곳을 손대면 마을이 해를 입을 수 있다는 말이 확산됐다. 어떤 지관이 그런말을 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마을이 뒤숭숭해졌다. 그것이 3월 하순경의 일이었다. 마을 남자들은 풍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부녀자들이 더 걱정을 하며 우려를 표시했다.

일부 주민들은 매봉산 아래에 고속도로 터널까지 생기지 않았느냐며 그냥 넘어가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노심초사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았다. 결국 마을 주민들은 투표를 통해 해당 부지에 정각건립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고 지난 16일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이 모였다. 방법은 거수를 하기로 했다. 남자 주민들은 대부분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으나 여성주민들이 ‘반대’에 손을 많이 들었다. 결국 명산리 산14번지에 정자를 짓는 일은 부결됐다.

그래서 정자건립을 추진하는 주민들이 다시 묘안을 짜냈다. 매봉산 정상에 정자를 짓되 위치를 기존의 예정부지에서 5m 정도 북쪽에 짓기로 했다. 그곳은 전망은 다소 떨어지지만 번지수가 달라 마을에서 반대를 할 수 없는 땅이었다. 번지수는 명산리 산8번지 였다.

마을의 한 주민은 “새로 정한 부지가 매의 정수리를 벗어난 곳이기 때문에 별다른 반대는 없을 것 같다”며 “정자와 정상이 아주 아깝기 때문에 정자에서 놀다가 전망좋은 구경을 하고 싶으면 조금 이동해서 구경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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