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교수 책 85만부 이상 팔려

강진을 일약 남도답사 1번지로 도약시킨 나의문화유산답사기 1권.
강진군을 남도답사 1번지로 명명
강진이 전국에 알려진 계기 돼
94년 감사패, 96년에는 명예군민증 수여

 1993년 5월 한권의 책이 전국서점가에 나온다. 이 책은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되며 우리나라 문화재에 대한 대중적 가치를 송두리째 바꿔 놨다. 책을 읽은 사람들은 우리 문화재에 심오한 뜻이 새겨져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전국의 문화재를 찾아다녔다.

그 책이 바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였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강진군은 가장 앞쪽에 등장한다.저자인 유홍준 당시 영남대학교 교수는 강진을 ‘남도답사 일번지’로 명명했다. 나이 47세의 영남대학교 미술평론교수는 첫 답사기척지로 강진을 꼽고 있었다.

월남사지와 무위사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남도의 봄을 얘기하면서 영랑생가와 다산초당, 구강포 등을 소개했다. 또 영랑의 슬픔과 다산의 아픔을 심도있게 서술하고 강진의 문화유적과 남도 특유의 음식문화를 소개했다.

유교수의 남도답사1번지는 당시 85만부 이상이 팔려 나갔다. 강진군은 ‘남도답사 일번지’라는 브랜드를 지적재산권으로 출원 등록했다. 영암에서 강진으로 넘어오는 불티재에는 ‘어서 오십시오. 강진군입니다’라는 간판이 붙어 있었으나 책이 히트를 친후 ‘어서 오십시오. 남도답사1번지입니다’라는 멋들어지게 쓴 간판으로 바뀌었다.

유홍준 교수가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일본어판 출판식에 참석한 모습이다.
강진군은 그 책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무대의 전면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 적이 거의 없었다. 다산초당과 영랑생가, 백련사등은 그저 다른 지역에도 흔히 있는 오래된 문화재 중의 하나일 뿐이었다. 그러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나온 후 강진에는 연간 3만명에 불과하던 관광객이 50만명까지 늘어났다.

1996년 9월 10일자 중앙일보에는 강진사람들이 유홍준교수를 얼마나 감사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누군가가 그를 가리켜 문화유산을 새롭게 창조하는 국보적 존재라고 했지만 강진사람들에게 유홍준이라는 인물은 그 이상의 특별한 존재다. 관광객이 얼마나 오고 지명이 언론에 오르내리기 때문이 아니라 강진사람들에게 강진에 사는 것이 아무도 찾지 않은 오지에 처박혀 쭈그리고 사는 것이 아니라는 삶의 자부심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강진군은 이같은 군민들의 감사함을 담아 우선 94년 9월 유교수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그러나 책의 인기가 갈수록 치솟고 강진의 가치가 덩달이 올라가자 1996년 9월 17일 강진군민의날에는 그를 초대해 명예강진군민증을 주며 최고의 감사를 표했다. 명예군민 선정은 당시만해도 전국적으로 생소한 일이었다.

전남지역에서 처음이었지만 전국적으로 최초라는 분석도 있었다. 유교수는 강진군의 명예군민이 된 것을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했다. 유교수는 당시 한 인터뷰에서 “외국의 경우 명예시민증은 굉장히 영광스러운 것으로 인식됩니다.

대통령표창을 받은 사람은 많아도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명예시민증을 받은 사람은 드물거든요. 지방자치제가 이제야 제대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마다 지역의 정체성과 고유성을 찾는 변화의 사회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유교수는 2004년 6월 문화재청장으로 취임한다. 그 일을 가장 반가워했던 사람들이 바로 강진군민들이었다. 유청장과 지속적으로 인연을 맺어오며 유청장을 강진에 자주 초청했던 서예가 윤봉전(성전면)선생은 “유 청장은 강진을 강진 사람들 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 분이 강진의 문화발전에 기여한 부분은 우리가 영원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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