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한양으로 세곡 실어갔던 곳

전남도공무원교육원 유치후 큰 관심
도암 만덕리로 가는 길목… 출렁다리, 골프장 후보지도 지척
2005년까지 대형 저유소 운영, 1,500평 부지 금싸라기로 꼽혀
 

강진읍에서 다산초당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도암면 신학마을 해창이란 곳은 조선시대 세금을 저장하는 곡식창고가 있었던 곳이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해창(海倉)이다. 봄철이 되면 이곳에서 서울로 가는 세곡선이 세곡을 가득 싣고 한양으로 출발했다. 건너편 칠량 구로마을에는 국사봉이란 곳이 있는데 이곳에서 세곡선이 한양을 향해 떠날 때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조선시대때는 한양과 뱃길이 닿는 해창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상업이 발달했다. 우리나라 서남해안 지역에는 각 지역에 하나꼴로 해창이란 지명이 남아 있다. 해남 해창, 장흥 해창, 고흥 해창, 순천 해창, 영광 해창, 진도 해창 하는식이다.

해창은 한양으로 가는 세곡선만 출발한 곳이 아니라 인근 섬과 연결하는 뱃길이 닿는 곳이였기 때문에 주변에 여관과 주막, 상점이 즐비했다. 도암의 해창 또한 그런 번성을 누렸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창은 조선후기 해창의 기능이 끊기고 근대가 도래하면서 이름만 남은 곳이 됐다.    

그러나 최근 전남도공무원교육원이 도암 다산초당인근으로 이전하기로 결정되면서 오랫동안 쓸쓸한 해창으로 남아 있던 이곳이 새롭게 관심을 받고 있다. 공무원교육원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데다 바다와 맞닿아 있고 인근 골프장 후보지와 가우도 출렁다리, 베이스볼파크등으로 연결되는 요지중의 요지가 바로 해창이라는 것이다.

공무원교육원에서 강진읍의 거리가 가까운 곳이여서 교육생들이 외출을 즐기는 곳으로 강진읍을 많이 이용할 것이지만 강진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이곳을 잘 개발하면 새로운 관광지로 뜰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해창에는 현재 주택 10여가구가 있다.

몇 년전까지 슈퍼가 세곳이나 됐으나 요즘에는 제대로 문을 연 곳이 한군데도 없다. 이용객들이 없기 때문이다. 또 마을 중간에 6층짜리 모텔이 부도가 난 후 15년 동안 방치돼 있는등 마을의 풍광은 그렇게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금융부담 때문에 방치돼 있는 모텔도 공무원교육원 유치 이후 그 가치가 달라질 것이라는 진단이 많다. 

이곳의 눈여겨 볼만한 곳은 대형 기름탱크가 20여개나 있는 옛 저유소 자리다. 이곳의 규모는 1,500평에 달한다. 전체적으로 바다가 접한 좁은 공간에서 적지 않은 규모의 땅이다. 이곳에 저유소가 생긴 것은 1969년으로 역사가 꽤 깊다. 동화석유란 회사가 이곳에 대형기름탱크 5개를 세우며 강진저유소를 개점했다. 동화석유는 훗날 소모석유로 상호를 바꾸어 강진, 장흥, 보성지역에 석유를 공급했다.

기름수송선은 썰물때면 마량앞바다에서 배를 정박하고 기다렸다가 만조가 되면 해창으로 올라와 기름을 하역했다. 강진만에서 기름 수송선을 보는 것은 낯선 풍경이 아니였다. 배와 탱크를 연결하는 부교도 있었다. 그러다가 2005년 소모석유 강진저유소가 문을 닫았다. 소모석유는 대신 영암 대불공단에 새로 만든 대형저유소에서 차로 기름을 가지고와 주변지역에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저유소내 관사에서 퇴직직원이 살고 있다.

소모석유 측도 이곳을 매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금융적인 설정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공무원교육원 유치이후 이곳의 가치가 상당히 올라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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