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대한곡물협회장에 군동 박기환씨 무투표당선

박기환 선생
막강조직, 호남인 최초 회장 등극 전국적 관심받아

지난 12일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된 김병원 당선자가 호남 출신으로는 최초의 선출직 농협중앙회장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됐다.

선출직 농협중앙회장은 그동안 초대 민선 한호선 회장은 강원, 2대 원철희 회장은 충청 출신이었고 3대 정대근 회장과 4대 최원병 현 회장은 영남 출신이었다. 호남에서는 DJ정부때도 중앙회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만큼 농업 관련 전국단위 회장을 맡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김병원 당선자는 앞으로 최초의 호남출신 중앙회장으로서 조합원 235만여명, 자산 약 400조원, 31개 계열사, 임직원 8천800여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을 대표하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성격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강진 출신으로 호남에서 최초로 전국단위 농업관련 중앙회장을 한 사람이 있다. 1988년 대한곡물협회장에 당선된 박기환 선생이 그 주인공이다.

지금은 농협중앙회가 농업관련 단체로는 가장 크고, 회장을 선출하지만 당시에는 대한곡물협회가 최대 기관중의 하나였다. 도정공장이 호남지역 77개를 비롯해 전국에 약 400여개가 있었다. 지금 대한곡물협회에 소속된 정부양곡 도정공장이 124개이니까 예전의 규모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거의 무명으로 선거를 시작한 박기환선생은 전국 대의원들을 상대로 선거전을 벌였다. 당시 대한곡물협회는 영남에 회원들도 많았고, 실제 영남쪽 회원들의 영향력으로 협회가 이끌어져 나가고 있었다. 상대 후보도 영남출신이였다. 서울에서 선거가 있었는데 전날 전국의 대의원들이 올라와 숙식을 했다.

박기환 선생을 이들을 집중적으로 만나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어느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박선생은 상대후보와 담판을 시도한다. 두사람은 여관방에 마주 앉아 3시간 이상을 회담했다. 결국 상대후보가 손을 잡아 주었다. 호남출신 최초의 대한곡물협회장 ‘무투표 당선’이었다.

강진읍의 한 주민은 “박기환 회장이 호남출신으로 처음으로 곡물협회장이 됐을 때도 김병원 중앙회장이 되는 것에 못지 않은 전국적인 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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