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동면 영포마을 신명식씨의‘거액’장학금 기탁

28년간 농사지어 조금씩 모은 1천300만원 인재육성장학금 선뜻 기부

지역발전을 위한 장학금 기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해 첫 강진군인재육성장학금 기탁식에서 평범한 한 주민이 1천300만원이라는 거금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장학금을 기탁한 주인공은 바로 군동면 호계리 영포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신명식(85) 어르신이다. 1천만원이 넘는 거금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는 소식에 군민들은 신 어르신이 사업가 이거나 부유한 집안일거라는 추측을 하고 있지만 어르신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농일 뿐이다.

완도가 고향인 신 어르신은 43년 전 강진으로 이주해와 현재까지 영포마을에 살고 있다. 강진을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영포마을 주변에서 벼농사와 밭작물을 재배하며 평범하게 농민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신 씨는 80대 중반이라는 고령의 나이에도 2천500평의 논에서 직접 벼농사를 짓고 있고 그 외에도 고추, 배추, 콩 등 밭작물도 재배하고 있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신 씨가 1천만원이 넘는 장학금을 기탁하게 된 데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생각은 1~2년 만에 생각한 것이 아니라 20여년 전부터 생각해온 것이었다.

 신 씨는 슬하에 5남2녀를 두고 있는데 자녀들을 고등학교와 대학교 학비를 마련하는 데 강진군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장학금 지원을 받았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장학금 지원은 신 씨에게 큰 힘이 됐고 자녀들이 무사히 학교를 끝마치고 성인으로 성장해 나라의 일꾼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현재 자녀들은 사업, 정부부처 공직자, 병원 간호사 등 사회 곳곳에서 열심히 활동해오고 있다.

이처럼 자신이 받은 장학금 혜택을 돌려주자고 마음을 먹었지만 가난한 농민이 돈을 마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농사를 지은 쌀과 밭작물을 팔아서는 큰 이윤이 남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사용하는 전기세, 수도세 등 생활비를 절약해 매년 조금씩 돈을 통장에 저축했다. 많게는 50~60만원에서부터 적게는 10만원까지 매년 자녀들의 도움도 받지 않고 아껴서 조금씩 모아나갔다.

통장에 돈을 모은 지 28년째가 되면서 1천300만원이라는 거금이 마련됐고 이 금액을 강진군민장학재단에 모두 기탁했다. 장학금 기탁식이 열렸던 지난 12일 신 씨는 해남군 양재승 부군수가 사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4년 부인을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으면서 현재는 영포마을에서 혼자 거주하고 있다. 신 씨는 영포마을 회관에서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눠 먹으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 영포마을 주민들도 신 씨에 대해서 모두 한결같이 ‘법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마을 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신 씨는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농사일을 직접 할 것이며 소득의 일부를 장학금으로 계속 기탁하겠다고 밝혀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신 씨는 “자식들이 어렸을 때 장학금을 지원받아 많은 도움이 됐으며 언제가는 이 빚을 꼭 갚고 싶었다”며 “결심한 지 30년이 다 되어서야 실행할 수 있게 돼 기쁘고 장학금 혜택을 받은 학생들이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지역발전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일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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