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노산 타 지역 개불보다 다량함유... 씹을수록 달콤
은둔여에 개불양식장 조성 성공 어민소득 향상기대

해양수산과학원강진지소가 신전 사초리 앞바다에서 양식에 성공한 개불이 시간이 지나면 점점 자라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신전 사초리 앞바다에서 나오는 개불이 유달리 ‘달착지근’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아미노산이라는 성분이 다른지역 개불에 비해 많이 들어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최근 강진만에서 개불 양식어장 개발에 성공한 해양수산과학원 강진지소는 어째서 강진만 개불이 다른 지역 개불에 비해 맛있는가에 대한 연구도 함께 했다.

개불을 잘게 쪼개서 성분을 분석해 보았다. 그랬더니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의 함량이 타 지역보다 높게 나왔다. 특히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에 글리신, 알라닌, 글루탐산이 많이 함유돼 씹을 때 달콤한 맛을 많이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씹을수록 ‘달차근한’ 그 맛에 매료되곤 한다. 개불을 초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처음에는 초장 특유의 맛이 느껴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달콤한 맛이 입안에 가득 차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게 바로 아미노산 때문이었던 것이다. 앞으로 개불을 먹는 사람들은 더 질근질근 씹어 먹으면 풍부한 아미노산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개불에 들어있는 영양성분이 EPA라는 오메가3지방산이 많이 함유돼 있어 콜레스테롤 저하기능과 뇌기능촉진, 각종 질병예방효과가 많은 것으로 이번에 파악됐다.

이처럼 달콤한 맛과 높은 영양성분을 자랑하는 개불이지만 그동안 생산량이 그렇게 많지 않아 늘 공급이 부족했다. 개불이 평소에 자라고 있는 극히 일부지역에서만 생산됐던 것이다. 개불은 평생 동안 활동하는 범위가 반경 10m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있는 곳에만 있는’ 대표적인 어종이다.

이번에 인공어장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은 그동안 개불이 나지 않은 곳에서도 개불을 키울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공어장 시험이 시도된 곳은 신전 사초리 앞 은둔여라는 작은 섬 주변이었다. 은둔여는 바닷물이 빠지면 나타나고 바닷물이 들어오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은둔여 주변에는 개불이 살지 않았다.

강진지소 김용만 책임연구원을 중심으로 한 8명의 연구원들은 2010년 1월부터 이곳에 1㏊의 시험어장을 마련하고 연구에 들어갔다. 두 지점에 강진만에서 잡은 어미개불과 새끼개불 4만마리를 이식했다.

연구원들은 개불이 갯벌 속으로 들어갔는지 여부를 파악했다. 5일만에 대부분의 개불이 잠입에 성공했다. 나무로 치면 일단 뿌리내림을 한 것이다. 이식된 개불이 잘 자라고 있는지가 큰 관심사였다.

그래야 양식어장 운영이 성공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입식당시 63㎜에 불과했던 개불이 매월 크기가 변해 12월에는 109㎜로 성장하는게 확인됐다. 생존율도 4만마리중 3만6천마리에 달해 93.3%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대부분의 개불이 살아난 셈이였다.

개불이 인공양식장에서 자연번식하는 것도 확인됐다. 이는 한 번 개불을 구입해 이식해 놓으면 추가 비용없이 매년 개불을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성공한 인공 양식장을 확대해 나갈 경우 어느 정도의 소득을 올릴 수 있을까. 해양수산과학원 강진지소는 1㏊ 정도로 인공양식장을 조성하면 연간 1억2천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진군수협위판 자료에 따르면 강진만에서는 2008년 12.7톤이 잡힌데 이어 2011년에는 6.7톤이 잡혀 개불자원이 50%로 급감하는 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사초마을어촌계가 매년 개불잡이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2~3억원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개불양식장을 확대할 경우 어민들의 소득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