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은 크게 느는데… 주민만족도는 비례해 증가하지 않은 듯

가우도의 늘어나는 관광객 수요에 발맞춰 가우도 산 정상부근에서 전망타워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20일 숭어가 펄쩍 뛰어노는 가우도를 찾았다. 오전임에도 가우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꽤나 돼 보였다. 출렁다리 중간지점에 있는 유리데크 아래로 바닷물결이 남색으로 넘실거렸다. 출렁다리라고는 해도 다리가 흔들리지는 않으며, 걸을 때 주변 바다를 내려다보면 물결이 출렁이는 모양이 마치 걷는 사람이 출렁거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윽고 가우도 출렁다리가 다 끝난 지점에 가우도 ‘함께해(海)길’이라는 푯말이 보인다. 푯말에 의하면 가우도(駕牛島)는 『도서지』에 의하면 섬의 모양이 소의 멍에처럼 생긴 것에서 지명이 유래하였다고 한다. 가우도의 아름답고 청정한 바다(海)를 다함께 즐기고 바다가 보이는 둘레길을 함께 걸어보자는 의미로 ‘함께해길’이라는 정감있는 이름이 붙여졌다고한다.

섬둘레를 빙돌아 놓여진 데크길을 들어서려니 다리가 아픈지 잠시 쉬고 있는 몇몇 관광객 무리가 보인다.  “어디에서 오셨느냐”고 묻자,  “부산에서 왔다”고 대답한다. 이어서 가우도의 인상이 어떻냐고 묻자 다리가 너무 예쁘고 아름답다고 말한다.

가우도 데크길의 특징은 사람들만 지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강진만을 바라보며, 숲의 맑은 공기와 따사한 햇빛을 즐길 수 있어서 무엇보다도 좋았다. 인상적인 것은 요즘에는 여기저기 바닷 물살을 따라 점프를 하며 노는 숭어떼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가우도 관광을 더욱 즐겁게 하는 광경이라고 할 수 있다.

전망타워 조감도 이다. 전망타워는 내년 3월말에 완공돼 관광객들에게 선보인다.
데크길을 따라 걷자 저 만큼 걸어가니 낯익은 인물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김영랑 시인 동상. 학창시절 외웠던  ‘모란이 피기까지’,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오매 단풍 들것네’등 주옥같은 시들이 김영랑 시인 동상 벤치와 함께 지나 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 끈다. 이미 벤치에 앉아 사진 촬영을 하는 방문객들로 북적거린다. 시문학파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순수시의 대표시인인 김영랑을 배출한 강진만의 풍경이 오늘따라 유난히도 아침 햇살에 눈부셨다.

가우도의 변화는 경치 좋은 위치에 지어지고 있는 전망타워와  펜션들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작고 알려지지 않은 섬이 불과 몇 년 사이에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외지인들이 줄을 잇고, 곳곳에 펜션과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서는 가우도의 모습이 퍼뜩 어딘지 모르게 겉만 화려한 치장을 한 시골 여인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마을앞에 있는 부잔교 낚시터와 인공어초 등으로 꾸며진 복합낚시공원에는 이미 십여명의 낚시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낚시공간으로 활용되는 부잔교가 밀물과 썰물의 움직임에 따라 자동으로 높낮이가 조절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부잔교 한쪽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낚시터가 마련돼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지금 가우도는 한창 개발중이다. 연일 가우도를 즐겨 찾는 방문객들로 넘쳐난다. 짧은 시간에 강진군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다. 혹자는 차라리 예전의 가우도가 좋았다고 말하는 주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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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참여하는 마을공동 운영 수익시설 필요”

주민들 바램사항 들어보니…

“주민들이 공동으로 벌어먹을 수 있는 숙박시설과 식당 등이 필요하다. 빠른 시일내에 마을 공동으로 운영될 수 있는 시설이 건립되었으면 좋겠다. 마을 치안이 아쉬운게 많다. 술취한 외지인이 고성방가를 하며 행패를 부린적도 있다. 어떨 때는 밤에 외출하기도 꺼려진다. 이장으로서 주민들에게 대단히 미안하고 송구스럽다. 이런게 해결됐으면 한다.” <가우도 마을 이장 김용현 씨(64세)>

“어차피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야 마을이 발전할 수 있는데 한 목소리 내기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언젠가 마을 주변으로 해안도로를 내달라는 건의가 있었다. 그런데 군에서는 해안선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해안도로 공사를 하다가 중단했다. 외지인들은 마음껏 섬을 활보하는데 우리 주민들은 제대로 된 도로가 없어서 무거운 물건을 그냥 날라야할 때가 많다.”<주민 김동길 씨(63세)>

“객지에서 직장생활하다가 3년전에 고향 가우도에 귀촌했다. 이 곳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축에 낀다. 가우도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와 곁들여서 현지 주민들도 혜택을 보는 방안이 나왔으면 좋겠다. 결국 섬에 있는 주민들이 만족해야 좋은섬 아니겠는가.” <마을 주민 김성현 씨(4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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