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부분적 확보… 퇴적물 줄어들고 수심 깊어져 강진만 환경 크게 변화

지난해 통수구가 설치된 칠량면 봉항마을 부두. 6개의 통수구를 설치했는데 주변환경이 많이 되살아 났다.
지난 2012년 중순 대구 하저마을과 백사마을 부두 접안시설에 3개의 통수구가 설치됐다. 부두가 방조제역할을 하면서 물 흐름이 줄어들어 부두 주변에 퇴적물이 쌓이기 때문이였다. 통수구를 설치해 물이 앞뒤로 흐르게 해서 퇴적물을 줄이겠다는게 목표였다. 그 뒤로 3년이 지났다. 통수구의 기능은 제대로 진행되고 있을까.

강진군은 2012년 하저와 백사마을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6곳에 통수구를 만들었다. 2013년에는 도암 용산마을 부두, 2014년에는 칠량 봉황마을 부두, 올해는 대구 남호마을 부두에 통수구를 설치했다.

효과는 좋았다. 누구보다 현지 주민들이 만족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칠량 봉황마을 선착장. 지난해 설치한 통수구를 통해 물이 이쪽 저쪽으로 너울치고 있었다. 이마을 김재영 어촌계장은 “통수구를 설치한 후 방파제 주변의 퇴적물 높이가 많이 낮아져 어민들이 배를 정박하기가 훨씬 좋아졌다”며 “당장 올해라도 통수구를 추가로 설치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하저마을 선착장. 마침 바닷물이 절반정도 들어와 통수구가 절반정도 밖으로 노출되어 있었다. 북쪽에서 파도가 치자 바닷물이 통수구를 통해 남쪽으로 밀려가는 흐름이 보였다. 접안시설 북쪽에 있던 물이 남쪽으로 내려간 것이다. 통수구가 없으면 북쪽에서 내려오던 물흐름이 접안시설 벽에서 막히면서 밀려오던 작은 퇴적물이 그대로 벽앞에 쌓이는 과정이 반복됐지만 지금은 통수구를 통해 물의 흐름이 유지되고 있었다. 

하저마을의 한 주민은 “통수구를 설치한 후 부두주변 수심이 깊어져서 어민들이 여러 가지 혜택을 보고 있다”며 “통수구를 더 설치하면 그만큼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통 어촌마을에는 배가 닿게 하기 위해 육지에서 바다를 향해 긴 선착장을 만들어 놓는다. 강진만에는 이같은 선착장이 23개에 달한다. 일명 부두 접안시설이다. 그런데 이 부두 접안시설이 어촌앞 바다환경을 아주 못쓰게 하고 있는 중이다.

물의 흐름이 변하면서 접안시설 주변에는 갯뻘과 퇴적물이 쌓여 썩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어패류 서식공간도 크게 변했다.

선착장 주변에 갯뻘이 쌓이면서 수심이 얕아져 선착장을 바다 안쪽으로 계속 연장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어민들의 편리를 위해 시설해 놓은 접안시설이 강진만을 황폐화시키고 어민들의 소득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통수구 사업은 이같은 현상을 개선해 보기위한 취지로 시작한 사업이다. 도비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도비지원이 한정적이여서 매년 한곳정도의 어촌마을에 통수구를 설치하는데 그치고 있다.

군청해양수산팀 전재영 팀장은 “통수구 설치는 바다 환경도 살리고 어민들의 편리성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사업이다”며 “전남도에 사업효과를 설명하고 단계적으로 사업을 늘려주도록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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