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보관실 습기조절 장치 시급

1900년대초 병영과 작천에서 활동했던 한학자 강재 박기현선생의 고서적들이 보관실에서 썩어가고 있다. 보관실은 잘 지어져 있으나 습기제거 시설이 없는 상태다. 보관실을 보강해서 강재선생의 유물을 잘 보관해야 할 것으로 요구되고 있다.

작천 용정마을에 있는 흥운제(興雲齊)란 강재선생 서적 보관실에는 현재 500여권의 각종 책자가 보관중에 있다. 이 건물은 전남도의 지원으로 세워진 것이다.

흥운제에 보관중인 책자들 중에는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206호로 지정된 ‘강재일사’를 비롯해 강재선생이 한약방을 운영하면서 직접 작성했던 각종 거래책자, 또 사서삼경 필사본등 당시 사회를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강재일사는 강재선생이 1891년부터 1903년까지 쓴 일기로 장흥과 강진 일대에서 점차 세력화한 동학 포교 상황, 동학의 확산에 따른 유생들의 대응활동을 날짜별로 자세히 기록하고 있어 강진과 장흥의 동학농민사를 연구하는 데 결정적인 근거자료다.

그러나 보관실안에는 간단한 통풍시설만 있을 뿐 습기제거 시설이 없어 한지로 만들어진 각종 서적들이 그대로 습기를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책의 글씨가 주변으로 번지고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여기저기가 마모된 책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떤 책들은 습기로 표지가 훼손돼 글씨를 알아보기 힘든 것들도 있는 실정이다.

강재선생 후손이면서 자료를 관리하고 있는 박병채 선생은 “오래된 책들은 습기에 대단히 민감해서 책의 원형이 변형된 것들이 많다”며 “간단한 습기조절 시설만 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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