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바다/바다 탐험가

얼마 전 네덜란드 호르콤시에서 열린 하멜 박물관 개관식에 다녀 왔다. 이 곳에 살고 있는 뜻있는 인사들과 시 당국이 함께 힘을 모아서 문을 열었다. 강진군 인사들도 개관심에 참석해 뜻있는 시간을 보냈다.

박물관에는 하멜의 흉상을 비롯해서 축소판 한국 정원이 운치 있게 꾸며져 있었다. 제주 해안 난파 당시 범선의 찢어진 돛과 상륙 모습 그리고 서울에서 효종 임금을 알현하는 장면, 강진 병영에서의 노역생활, 여수에서 소형 선박으로 탈출하는 모습들을 생생하게 미니어처로 구성해 놨다.

하멜 동료들의 도전정신은 네덜란드의 국민성에서 찾게 된다. 이들이 제주에서 난파돼 상륙했던 17세기는 네덜란드가 세계 해양무역을 석권해 국가 경쟁력을 키워 가는 절정기로써 네덜란드의 성공신화에 초석이 되고 있다. 이들은 오랜 세월 ‘할수 있다, 하면 된다’는 도전정신과 긍정적 사고로 오늘날의 네덜란드를 만들었다. 이 나라 국민들의 최고 삶의 가치는 긍정적 사고다. 또한 긍정의 힘은 신뢰를 싹 트게 했다.

1656년 네덜란드 외교 사절이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중국은 이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중국 황제를 만나는 자리에서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 무릎을 꿇고 양손을 땅에 댄 다음 머리가 땅에 닿을 때까지 숙이기를 3번) 의식이 행해졌다. 이 때 함께했던 다른 유럽 사절들은 이러한 중국 예절에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네덜란드 사절만은 이 나라 예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순치황제는 네덜란드 외교사절의 예를 갖춘 행동에 깊은 인상을 받고 많은 선물을 하사 한 후 큰 대우를 했다. 이처럼 상대의 입장을 받아들일 줄 아는 긍정적 자세는 곧 네덜란드의 국가 경쟁력으로 작용된다.

상대를 알고 이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하멜은 제주에서뿐만 아니라 전라도 강진에서의 억류 생활이 참으로 견디기 어려웠다. 흉년과 가뭄, 전염병 까지 번지는 가운데 구걸 생활까지 했다. 동료들은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러한 시련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았다. 긍정의 노력으로 고통을 극복했다.

동료들과 소금 한 줌을 얻기 위해서 낮선 마을로 전전했다. 옷은 여기저기 해져서 거지처럼 입고 다니기도 했고, 식사는 쌀과 소금물로 해결하기도 했다. 흉년으로 물가는 비싸고 귀해졌다. 병영에서 그는 풀베기 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됐다고 밝히고 있다. 13년 동안의 이들 일행의 억류 생활은 고통과 시련으로 이어졌지만 긍정의 사고와 행동으로 극복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영국 블레어 총리는 집안이 어려워 16세에 중학교를 중퇴했다. 그는 가족의 부양을 위해 노동현장에 뛰어 들었다. 공사판 인부에서부터 가게 점원, 버스 차장 이외도 수많은 이력을 거쳐 재무장관에서 총리까지 올랐다. 그는 총리가 된 후 기자들로 부터 고난의 세월을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비관적인 생각을 갖지 않는다. 항상 희망을 갖고 일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사라진다. 하늘은 표정이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에게 복을 내려준다”라고 했다.

최근 한국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여파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도 크게 위축돼 있다. 사회적 불안이 커지는 이 때 얼마든지 극복하고 물리칠 수 있다는 긍정의 사고와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부정적인 생각은 더 큰 부정을 낳지만 긍정은 더 큰 긍정을 낳기 마련이다.

긍정의 힘은 곧 자신감을 갖게 하고 좋은 삶의 질과 운명으로 바꾸어 놓기 마련이다. 메르스로 인한 사회 불안과 부정적인 생각들을 물리치고 긍정의 사고와 노력으로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삶의 지혜로 삼는 자세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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