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태/강진군 진보연대 상임대표

청소년 문화의 집 건립에 대한 갈등을 기켜보면서 보이는 거짓과 보이지 않는 진실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부처님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인다” 조선건국의 주역 이성계와 그의 정치적 멘토 무학대사가 나누었다는 대화의 일부분이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그것대로 해석한다. 똥을 똥이라 하지 않고 응가라 표현한다고 하여 생각의 본질, 인식의 바탕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김상윤 의장은 6월 29일자 모 지역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의원회관 건립을 위해 (청소년 문화의 집 건립을) 부결했다는 일부여론은 절대 아님을 밝힙니다’라며 청소년 문화의 집과 의원회관 건립은 별개의 사안이라 선을 긋고 있다. 그런데 기억을 되짚어 보면 2014년 연말 청소년 문화의 집을 염원하는 군민모임의 일부인사가 의장을 방문 했을 시 의장은 의원회관에 대해 ‘재정여건으로 인해 정부지원 없이는 건립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것을 보이지 않는 진실의 눈으로 해석해 보면 재정여건이 허락되고 정부지원이 있으면 (구)문화원 부지에 문화원과 의원회관을 지을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여건이 성숙되면 할 수 없는 이유가 할 수 있는 근거로 변한다. (구)문화회관 부지에 청소년 문화의 집을 지으면 의원회관을 그 자리에 지을 여건이 성숙될 틈과 기회가 원천 봉쇄된다. 의장은 그것이 두려운 게 아닌가.

‘청소년이 꾸밈없이 뛰놀 수 있도록 시가지 주변에 넓고 저렴한 토지를 매입하여 주차장과 쉼터 그리고 다양한 놀이공간, 체육시설을 설치한다면 강진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입니다’ 김상윤 의장의 참으로 미래지향적인, 청소년을 사랑하는 원대한 계획과 포부를 접하면서 고개를 끄떡이면서도 한편 갸웃해진다. 위의 인용문은 체육시설과 숙박시설까지 갖춘 청소년 시설 중 수련관과 수련원에 해당된 것으로써 2007년 강진군이 건립을 포기하고 국가에 예산을 반납한 청소년 수련관에 해당된 내용이다.

청소년 수련관과 수련원은 건립비용과 운영비용이 100억대 이상 가는 거대 사업이며 이는 당장 강진군이 감당할 처지가 못 된다. 시가지 주변에 넓고 저렴한 토지를 매입하여 의원회관을 짓는 것은 몰라도 지금 논의되고 있는 청소년 문화의 집은 해당사항이 없다.

청소년 문화의 집을 지어 수련관과 수련원에 버금가는 알찬 프로그램을 운영하길 바라마지 않지만 논의의 정확성,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청소년 수련관과 수련원, 현재 논의 되고 있는 청소년 문화의 집에 대한 개념파악부터 정확하게 하는게 순서일 게다.

6월 19일자 강진 지역신문에 기고된 김은희 강진군 청소년상담복지 센터장의 글은 논쟁의 이해를 돕는데 유익하다. 그는 기고에서 ‘군유지에 건물이 건립될 경우 우리군의 열악한 재정도 압박하지 않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언급하며 ‘청소년 문화의 집은 일상생활권, 도심지 근교로써 청소년이 이용하기 편리한 지역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면에서 청소년 문화의 집의 경우 (구)문화원 부지가 ‘꽤 괜찮은 부지’라고 말하고 있다. 청소년 입장에 선 논리가 따뜻하고 정연하다. 개념 파악을 위해 의장과 의원들의 일독을 권한다.

강진군의회는 여러 이견에도 불구하고 의회내에 상임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의원들의 전문성을 심화하고 논의를 활발하게 하자는 취지다. 의장은 상임위 설치를 강하게 주장했다. 그런 분으로서 상임위에서 4:2로 통과된 안을 본회의에서 부결시켰다.

의원 한분 한분이 입법기관으로써 여러 정황을 파악해 입장을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의장이 나서서 반대표를 모았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말을 듣고 그럼 상임위는 무엇 때문에 설치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의원 6명이 포진한 상임위에서 통과된 안이 의원 8이 참석한 본회의에서 부결되었다면 어느 군민이 납득하겠는가?

의장은 기고문에서 (구) 문화회관 부지에 청소년 문화의 집을 짓는데 불가한 핵심 이유를 장소의 협소함과 주차문제라 언급했다. 그런데 청소년 문화의 집을 염원하는 군민모임에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전남 관내에 운영 중인 10개의 청소년 문화의 집 평균 면적은 535평으로 강진군이 의회에 제출한 부지 면적 593평은 결코 좁지 않다.

또한 강진군에서 청소년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도서관에 확보된 주차장은 이동도서관 차량을 주차할 단 1곳으로 청소년들이 주차장이 없어 도서관 이용이 불편하다는 말은 생전 들어본 일이 없다. 도서관이 시내중심에 있어 이용하기 편하다는 것이 학부모와 학생들의 지배적 의견이며 (구)문화회관 부지에 청소년 문화의 집이 건립되면 역시 이런 평가를 받을 것이 확실하다. 청소년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문제는 단순하다. 아무리 경치 좋고 물 좋은 곳이라고 마을 정자를 산꼭대기에 지을 수는 없지 않은가.

‘군민의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듣고 실천하는 군의원으로서 한시대의 주역 역할을 하겠다’라는 소신과 포부를 갖고 계시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군민의 큰 목소리는 이미 학부모대상 여론조사에서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마져도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는 않은지 심히 걱정이다. 부처님은 모든 중생을 부처로 대했다. 선거시기 군민을 주인으로 섬기겠다는 그 무수한 약속과 조아림이 눈에 선하다.

부디 초발심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우리가 선택한 지도자가 우리에게 칭찬을 받는 지도자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유권자의 로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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