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정/강진군청 해양산림과

이슬을 머금은 듯 보석처럼 반짝이는 아름다운 수국.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함의 극치 수국. 수국은 다양한 매력과 비밀스러움을 품고 있다.

메르스 공포가 온 나라를 휘감고 있는 가운데 강진군의 보은산에는 다양한 색상을 뽐내는 수국의 자태가 찾는 이들을 반갑게 반긴다. 군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산책로인 보은산에는 약 2만 7천주의 수국이 식재되어 아름다운 꽃길이 조성되었고 요즘처럼 가뭄이 계속되는 날씨에도 흰색에서부터 청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의 꽃이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 수국을 접했을 때는 꽃의 아름다움에 탄성만 질렀을 뿐 그것의 숨은 매력과 다양한 수국 종류를 구별하지는 못했다. 산수국, 수국, 목수국, 불두화 이렇게 다양한 종류로 구분되는데 그 중 6~7월에 피는 수국의 꽃말은 ‘변하기 쉬운 마음’ 이다. 수정 후 꽃이 얼굴을 돌리는 것을 변심으로 생각한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카멜레온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수시로 색을 바꾼다는데 수국은 어떤 이유로 다양한 색을 가진 것일까. 수국의 꽃은 처음 필 때에는 흰색으로 피었다가 토양의 산도에 따라 꽃 색깔이 달라진다. 처음 꽃을 피기 시작할 때는 엽록소가 아직 남아있어서 연한 백색으로 피는데 개화가 진행되면서부터는 안토시안이라는 물질이 합성되어 땅에서 흡수하는 성분들과 반응하여 푸른색 꽃을 피우기도 하고 진분홍색 꽃을 피우기도 한다. 중성이면 하얀색, 산성이면 청보라색, 알칼리성이면 연분홍색으로 변하는 식이다. 꽃의 색깔이 파란색의 도깨비불을 닮았고, 꽃의 색깔이 자주 변한다고 하여 ‘도깨비 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또한 수국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물을 좋아하여 장마철에 피는 꽃이라 비가 오면 더욱 싱싱하게 피고 조금만 건조해도 말라버린다. 지난 10일부터 고성사, 보은산, 가로수, 녹지대 수목들에 대해 그동안 정성들여 가꾸어온 꽃길이 가뭄에 고사되지 않도록 급수차로 물주기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요즘 평일에나 주말에 보은산 산책로를 걷다보면 이렇게 힐링을 할 수 있는 훌륭한 장소가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등산복 차림 또는 편한 추리닝 복장의 아버지, 어머니, 어린이들의 웃음꽃이 수국 꽃길에서 만발하다. 등산객들이 수국을 보며 웃음 짓는 이유는 수국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닮아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