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연어 연중 양식 성공, 새로운 어민 소득원 기대

강진어민들도 적극적인 관심 가져볼 만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양식연구센터등 새품종 보급 한창
미꾸리등 내수어종도 주민소득원 가치 높아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남쪽 앞바다에는 거대한 바다목장이 만들어져 있다. 주변에 풍부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고흥군 도양읍 봉암리에 있는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 양식장. 둥근모양의 어항에서 은빛 색깔을 띤 30㎝ 정도의 물고기 수십마리가 쉴새없이 좁은 공간을 떼지어 움직였다. 수산과학원 전영호 연구원이 바가지에 사료를 듬뿍넣어 뿌려주자 물고기들이 푸드득 거리며 뛰어올라 주변으로 물방울이 사정없이 튀었다. 생기있는 모습이었다.

이 물고기들이 바로 냉수성 어종인 은연어(Coho Salmon)다.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이 올초 바닷물에서 연중 양식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어종이다.

강진에서도 연어를 파는 식당이 한두군데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먹는 연어는 100% 수입하는 것이다. 연간 수입량이 3,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연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연어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에 빠져들곤 한다. 붉은 살결은 시각적으로 미식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모든 것을 잡을 수 있는게 바로 은연어라고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측은 설명했다. 다시말해 최고급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보다 맛있고, 더 싱싱한데다 국내에서 양식하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게 바로 양식 은연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은연어는 강원도쪽에서 양식을 하고 있지만 냉수성 어종이여서 한여름에는 키울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에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이 연중 양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전남도 어민들에게 보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전용호박사가 은연어 양식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수산과학원 전영호박사(사진)는 “육상의 수조와 해상 가두리를 연계해 연중 연어 양식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이 기술이 정착되면 연어가공 시설을 짓고 낚시체험 관광도 홍보하는 등 어촌경제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은 지난해 3월 말 150g 안팎의 치어를 육상 양식장에 입식해 지난 1월 말까지 1㎏ 정도로 키우는데 성공했다. 수산과학원이 은연어의 연중 양식기술을 개발한 과정은 이렇다.

먼저 연어의 바닷물 적응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낸 뒤 5~6도의 저수온으로 떨어지는 겨울에도 먹이활동과 지속성장이 가능한 연어종을 육성했다. 또 해수의 수온이 평균 25도까지 올라가는 여름에는 육상에서 지하 해수와 냉각 펌프로 수온을 16~17도까지 떨어뜨려 폐사를 막았다. 이런 기술을 개발하면서 연어는 11월부터 5월까지만 양식할 수 있다는 통념을 깼다.

이에 따라 은연어는 남해안의 고흥·여수·완도·신안 등지 해상 어류 양식 어가에 보급돼 새로운 소득원이 될 전망이다. 은연어는 미각을 돋우는 붉은색 육질인데다 맛이 고소하고 식감이 쫄깃하다. 이 때문에 횟감, 훈제, 스테이크, 생선가스, 샐러드 등으로 널리 쓰인다.

수산과학원은 오는 8월 41억원을 들여 고흥군 금산면 신촌리 일대 터 1만1253㎡에 건축면적 1245㎡, 연건축면적 1331㎡ 규모로 배양동과 연구동을 갖춘 ‘바다송어·연어 산업연구센터’를 지어 기술보급에 나선다.

내년 초엔 양식용 연어치어를 보급하고 해수순치 기술을 알려주는 등 어민 지원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연어류는 연간 3천억원 어치인 2만t 이상이 수입되고, 2차 가공에 의한 내수시장도 9천억원 규모에 이른다. 더욱이 경제력이 커진 중국에서 소비가 늘고 있다.

강진 어민들도 은연어 양식에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으로 보였다. 양식 기술을 기본적으로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이 보급하겠지만, 개별적으로 지하해수를 확보하고 있으면 굉장히 좋은 조건이 될수 있다. 은연어 양식에 필요한 수온이 여름에 16~17도 이하정도가 되야 하는데 지하해수는 다른 장치없이 수온조절이 가능하다고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처럼 이번에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해양환경과 수산산업’ 현장연수를 통해 만난 전문가들과 전문기관들은 변화하는 해양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바다상품을 개발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부산의 국립수산과학원은 기후변화란 큰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수산자원 보존과 회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진행하고 있었다.

부경대학교 장영수 교수는 “핵가족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전체적으로 수산물 소비는 늘고  소비 패턴은 많이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는 수산물도 사전 시장조사를 잘해서 어떻게 해서 팔것인지를 고민한 후에 생산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내수면양식연구센터에서는 향어와 메기등 기존의 내수면 양식어류의 소비감소에 대비하는 작업으로 미꾸리와 동자개, 자라등의 양식기술을 활발하게 보급하고 있었다. 내수면양식창업기술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매년 5월부터 6개월 동안 100명씩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있었다.

내수면양식연구센터 이영식 박사는 “미래의 양식산업은 수생태계를 이용한 저비용 생태양식이 대안이 되고 있다”며 “미꾸리의 경우 대부분의 추어탕 원료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현실에서 우리 농어민들도 잘 하면 좋은 소득원이 될 수 있는 품목”이라고 소개했다.

경남 통영시 산양읍 남쪽 앞바다에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대규모 바다 목장을 조성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각 권역별로 통영과 여수, 울진, 태안, 제주등 5곳에 마다 목장이 조성돼 있는데 남해권에 해당되는 통영바다 목장은 1998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바다 목장이 조성된 곳이였다.

통영시청 어업진흥과 김광수씨는 “여러 가지 실험과 조사를 통해 바다목장이 연안자원의 획기적인 증대를 가져와 어민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많이 확인되고 있다”며 “강진에도 바다목장을 많이 조성해서 강진만이 다시 살아나는 바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통영·고흥·목포=주희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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