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강진읍사무소 주민복지팀장

지업무를 보다보면 평소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 찾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바쁜 일상 업무에 치이다 보면 마음뿐인 업무가 바로 홀로사는 노인을 바라볼 수 밖에 없고 겨우 전화 한통화로 안부를 묻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 되어 버렸고, 잠시 잊고 있는 틈에 이웃들도 모른채 고독사 하는 것이 우리 내 현실이다.
 
사실 내 부모님도 찾아뵙지 못하고 살고 있는데 독거노인과 하루체험이라니 처음엔 모두들 의아해 하고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들이었다.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부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내 자식들도 함께 자는 것이 불편한데 어떻게 공무원들과 하루를 잘 것이며 집도 이렇게 누추한데 어떻게 함께 하느냐고 모두들 거부해 대상자 선정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먼저 강진읍 독거노인 237가구 중에 정말 어렵고 힘들게 사시는 50분 정도를 선정한 후 일일이 출장을 다녀오고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중 어렵게 생활하시는 분들 15명을 선정해 보고했고, 우리가 독거노인들을 한번 더 돌아보며 앞으로도 독거노인들을 잘 관리하고 보살펴 드릴 수 있는 마음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강진읍에서는 어려운 독거노인 15분을 선정 후 군청 및 사업소에 배정 했고 각자 나름 독거노인과 함께 했었고 어렵게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을 위문하고 청소도 해 드리고 왔으며 함께 식사하고 주무시면서 자식들한테도 하지 못한 속말들을 했다며 좋아하시는 어르신들도 계셨고 직원들 또한 어렵게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을 만나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씀들 하셨다.

강진읍장과 직원들이 함께했던 보전마을 86세된 어르신은 슬하에 아들1명이 있었으나 7년전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며느리와 손자들이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어 일년에 한번정도 할머니를 찾아 뵌다고 한다. 아들을 생각하면 눈물 흘리지 않는 날이 없었고 자신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조차도 아들생각에 목이 메일 때가 많다고 하셨다.
 
오늘만큼은 어르신의 자녀가 되어 열심히 봉사하고 어르신 마음을 이끌어 내야겠다는 생각에 간단한 점심준비를 위해 읍장님과 함께 시장을 보고 어르신댁을 방문해 조촐한 음식들도 준비했다. 오랜만에 자식들이 찾아온 듯 하시다며 즐겁게 웃으시며 따뜻한 밥에 정성들인 반찬을 아들과 함께 먹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시며 오늘 만큼은 맛나게 점심을 먹어야 되겠다며 한그릇을 드셨고, 자주 찾아와 말벗이라도 되어줘 하시며 또 눈물을 흘리신다. 고마워 고마워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군수님 읍장님 나 같은 것이 뭐라고 이렇게 신경 써줘 그래도 또 와 말씀하시는 도중 또 연신 눈물을 닦아 내시곤 했다.

두 번째 방문가구는 어려서부터 남의 집 살이로 어렵게 생활하다가 같은 처지에 있는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5남매를 낳았으나 남편이 일찍 돌아가시고 5남매를 어렵게 키워냈으나 자녀들이 잘 살지 못해 홀로 생활하시는 어르신으로 오막살이 남의 집에 화장실도 없어 요강에 볼일을 보고 있으며 겨울을 보내기 정말 힘들다고 하셨다. 이번 일을 계기로 독거노인 주거환경 개선사업과 연계해 화장실을 설치해 드린다는 말에 눈물을 흘리시며 좋아하셨고 오고가는 길에 꼭 한번씩 들러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으셨다.

비록 짧은 하루였지만 조그마한 봉사를 통해 내 부모님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노년을 쓸쓸하게 보내시는 어르신들을 내 부모처럼 모시고 작은 말벗이라도 되어주는 계기를 마련해 준 날 이었고 하루 정책으로만 끝나는 그런 날이 아니었기를 바라며 독거노인 하루체험에 동참해 주신 모든 공무원들과 어르신들께 지면을 통해 감사를 전하며 오고 가는 길에 인연 맺은 어르신들을 한번더 뵙고 안부를 물을 수 있기를 바래 본다.

물질적으로 많이 가져다 드리는 것이 효도는 아니리라. 작은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우리네 어르신들이 곧 우리의 스승이며 복지 업무를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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