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대 옛 기숙사 200여세대 중 딱 4세대가 아직까지 밤이면 불이 켜진다.
성화대학은 이미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지금은 법원으로부터 청산인이 선정돼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요즘같은 4, 5월이면 대학캠퍼스가 가장 활기찰 때지만 캠퍼스에는 학생들의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다. 밤이되면 캠퍼스는 섬뜩함을 느낄 정도로 적막감이 감돈다.

그런데, 캠퍼스에서 한밤중에 불 빛이 세어나오는 건물이 있다. 그곳은 다름아닌 구 기숙사 건물. 학생들도 떠나고 교수들도 사라진 학교 기숙사에 웬 불빛일까.

불빛은 7층과 8층에서 모두 4개가 세어 나온다. 1층에서 올려다 보면 주변이 너무 캄캄하기 때문에 윗층 아래층에 나란히 켜진 4개의 불빛에 눈이 부시다.

불이 켜진 곳은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였다. 성화대 기숙사 건물은 2개동에서 200여세대가 북적거리던 곳이였다. 이중에서 우측동 7, 8, 9층 30세대 정도가 일반인들에게 임대를 주었다. 이들은 1천500만원의 전세금을 냈다. 방의 크기는 13평 정도다.

일반인들이 살던 30세대 중에 대부분은 2월말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이곳을 떠났다. 그러나 4세대는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

달리 다른 곳으로 갈 때가 마땅치 않거나, 그냥 있어도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세대들이었다. 다행히 그동안 전기와 수도는 정상적으로 들어왔다. 청산인으로부터 관리비 청구서가 날아오면 돈도 입금해 주었다.

그런데 최근 가스가 끊겼다. 그동안 남아 있던 가스가 바닥난 것이다. 새로 가스를 주입하려면 가스탱크도 수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당장 취사에 문제가 생기게 됐다. 한 입주자는 “이제는 더 이상 살기가 어려운 곳이 됐으니 전세금을 받는대로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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