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대구면사무소 주민복지팀장

동백꽃 아름다운 남도의 낙원, 강진만의 바다가 깊숙이 스며든 남도 여행과 맛의 1번지 강진. 수석의 전시장 월출산,옹골찬 바위로 이어진 주작․덕룡산, 산성으로 둘러싸여진 수인산, 솔바람 싱그러운 보은산 등 야트막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산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그래서 주말이면 전국의 등산객들이 배낭을 둘러메고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다.

주작․덕룡산은 2000년대 초 고정로프를 설치하고 활잡목을 정리하는 등 등산로를 정비하고 안내책자를 만들어 전국에 배부하여 홍보함으로써 알려지게  되었다. 그중에서 주작산 주봉 428m, 덕룡산 서봉 433m 높이라야 고작 400m를 가까스로 넘는 산이지만 산세만큼은 해발 1,000m 높이의 산에 절대 뒤지지 않는 줄기다. 호남정맥에서 분기한 땅끝기맥(장흥 노적봉을 기점으로 월출산 서기산 주작산 두륜산을 거쳐 해남 땅끝까지 120㎞ 산줄기)이 경유하고 해남의 두륜산과 이어져 있고 남동 방향으로 톱날처럼 길게 뻗은 산줄기는 마치 설악산의 용아장성이나 공룡능선을 떼어다 놓은 듯 웅장하고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특히 동봉과 서봉 쌍봉으로 이루어진 덕룡산은 창끝처럼 날카로우면서도 힘차게 솟구친 암릉, 바위와 바위 사이의 초원 능선, 억새와 설화(雪花 ) 능선 등 산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과 힘의 진수를 보여준다. 특히 주작산은 이름에서도 풍기듯이 상상의 새인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있는듯한 산이다. 봉황의 머리부분에 해당하는 지점이 주봉(428m)으로 우측은 해남 오소재와 이어져 있고 좌측날개는 주작산 최고봉(475m)을 거쳐 덕룡산 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써 도암만의 푸른 바다, 확 트인 농경지와 가학․흑석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어  심산의경치를 동시에 만끽 할 수 있는 보기드문 산행 코스 중의 하나다.

특히 코끼리 바위를 비롯하여 용 세마리가 바위를 뚫고 승천했다는 용혈굴,장군의 갑옷이 숨겨져 있다는 동구리바위 등 수많은 설화와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고 주변에 많은 명당이 자리하고 있다. 생거칠량(生居七良) 사거보암(死去寶岩)이라는 말이 있다. (먹거리가 풍부한 칠량에서 살다가 죽으면 산세 좋고 명당이 많은 보암(도암의 옛 이름)에 묻힘)

그만큼 이 지역에는 산세가 수려하고 명당이 많아 예로부터 풍수지리가 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다. 노서하전(老鼠下田), 옥녀탄금(玉女彈琴), 장군대좌(將軍對座), 옥등괘벽(玉燈掛壁), 계두혈(鷄頭穴), 정금혈(井金穴), 운중복월(雲中覆月), 월매등(月埋嶝) 등 8명당 가운데 옥등괘벽, 계두혈, 정금혈 세 명당은 연안 차씨와 김씨, 전주 이씨 등의 조상 묘가 자리 잡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머지 다섯 명당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산은 능선과 계곡, 물과 숲, 천연림과 인공림, 바다와 들녘이 가장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곳으로써 봄이되면 취나물과 고사리 등 산나물의 은은한 내음과 연분홍 진달래 향연이 펼쳐지고 여름에는 상수리나무, 떡갈나무와 편백의 푸른 신록이 피톤치드(산림향)를 발산시켜 찾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가을에는 석양의 기운을 머금은 억세의 은빛 물결이 겨울에는 눈 덮인 기암괴석과 조화를 이루어 가히 전국제일의 자연풍경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2000년대 초반 산림청으로부터 지정 고시를 받아 운영 중에 있는 주작산 자연 휴양림은 10여개의 객실을 갖춘 휴양관을 비롯하여 숲 속의집 한옥팬션, 다목적 회의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등산객과 관광객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1997년 임도개설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하여 목장 폐 축사 철거, 사방댐설치,단풍나무와 편백 등 수목식재,산약초와 산나물 종자파종 등 기반조성 사업을 완료하여 현재는 천연과 인공미가 가장 잘 결합한 휴양림으로 개발 초기에는 수목이 빈약하여 휴양림의 부적지라는 의회의 반대와 사방댐에서의 익사 사고 등 수많은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제는 전라남도에서 휴양객이 가장많이 찾는 휴양림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몇 해 전 절친한 산꾼 두 분과 해남 땅끝 토말탑에서 달마산 두륜산 덕룡산 만덕산을 거쳐 강진읍 옥련사까지 이르는 구간을 2박 3일 일정으로 산행을 한 적이 있다. 만덕산 입구 바람재에서 체력고갈과 어둠으로 인하여 종주는 포기하고 만덕산 기도원으로 탈출해야만 했다 계획했던 산행을 하지 못한 유일한 산이다. 들쭉날쭉 오름과 내림의 연속 암벽구간과 너덜구간, 철사다리와 고정로프구간, 등 모든 형태의 산행을 경험할 수 있는 산으로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기에 충분한 곳이다.

그 매력이 전국에 알려져  산행객들로 온 산을 물들이고 관광버스와 승용차들로 마을 주변 교통이 마비되고, 마을 어귀에는 임시로 농산물 시장이 서기도 한다. 증가하는 휴양객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하여 진입로와 주차장을 새로이 만들고 휴양림 내에 치유의 숲과 산림욕장을 추가로 조성한다고 한다. 특히 전국제일의 명품 등산로를 만들기 위하여 덕룡산과 만덕산 등산로를 연결하는 구름다리(현수교) 설치공사가 금년말 완공을 목표로 한창 진행 중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볼품없는 바위산에 불과하였지만, 이제는 전국제일의 휴양과 산행의 적지로 알려졌다. 나무가 없는 곳에는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고 물이 없으면 댐을 만들어 물을 가두고 계곡에는 다리를 놓아 길을 만들어 지금의 관광자원을 조성한 이들의 노력에 감사한다. 모 대기업 회장은 직원들이 일을 시켜 안되겠다고 말하면 “해보기는 해봤냐” 했다고 한다. 어렵고 빈약한 여건이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는 하고자 하는 실천 의지만 있다면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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