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통 강진 유일 짱뚱어탕집, 동해회관 연말에 매각될 듯

25년 전통 강진 유일 짱뚱어탕집
동해회관  연말에 매각될 듯
강진만서 점점 사라지는 짱뚱어
“이제 요리도 사라질까 걱정”

동해회관 이순임 사장이 오랫만에 화장을 한 얼굴로 카메라앞에 포즈를 취했다. 옛날에는 TV에 자주 출연했는데 요즘에는 강진에서 나는 짱뚱어가 줄어들면서 섭외가 줄었다고 한다. 이사장은 동해회관을 팔려고 내놓아 현재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앞으로 강진에서는 짱뚱어 요리점이 없어질지 모른다. 25년 동안 강진에서 짱뚱어집을 운영하던 이순임(65)사장이 식당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사장은 강진읍 남성리 목리사거리 부근에 있는 장뚱어식당 동해회관을 매각하기로 하고 최근 한 주민과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중도금을 받고 잔금이 치러지면 동해회관은 주인이 바뀌게 된다. 메뉴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

새 주인이 장뚱어 식당을 하기 쉽지 않은 이유는 짱뚱어가 쉽게 잡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순임 사장은 일명 훌치기 낚시의 대가였다. 또 훌치기 낚시꾼들로부터 짱뚱어를 공급받는 방법도 잘 터득하고 있었다. 요즘에는 강진만에서 짱뚱어가 잘 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신안에서 직접 사와서 장사를 했다.

여기에 짱뚱어 요리는 나름대로 비법이 있기 때문에 새 주인이 예전 동해회관의 짱뚱어 요리 명맥을 잇기는 거의 힘들다는게 주변의 말이다. 한때 강진의 짱뚱어는 유명했다. 여름이면 집집마다 옹기확독에 짱둥어를 갈아서 탕을 끓여먹는게 큰 일과였다. 김이 무럭무럭 나는 솥단지에 풋호박과 고추를 듬뿍 넣으면 최고의 보양식이였다.

동해회관은 그런 강진의 짱뚱어 문화를 이어가는 곳이였다. 80년대 후반부터 이순임 사장이 짱뚱어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동해회관은 짱뚱어가 귀해질수록 인기를 얻어갔다. 잡기 어렵고 요리하기 힘들어 집안에서 짱둥어 요리하는 사람이 줄어들수록 이 식당을 찾아 추억을 되새김질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동해회관은 그동안 짱뚱어를 뼈째 갈아 된장과 우거지를 넣고 4~5시간 푹 끓여냈다.  무, 마늘, 고추 등 천연재료로 맛을 내 물리지 않는 국물이 입맛을 자극했다. 짱뚱어 요리와 함께 상에 오르는 반찬도 바다내음을 물씬 풍겼다. 게장을 비롯해 해초를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나물도 빠지지 않는 반찬 메뉴다. 요즘 함초나물이 뜨고 있는데, 동해회관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함초나물이 나왔다.

동해회관은 그동안 짱뚱어에 대해서는 전문식당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96년 제24회 군민의 날 기념 맛자랑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TV에는 수 없이 출연했다. 동해회관 식당에는 코메디언 고 백남봉씨와 찍은 사진이 가보처럼 내걸려 있다. 여성이 낚시대를 들고 갯뻘에 나가 훌치기로 짱뚱어를 잡는 모습은 전국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그러나 강진만에 짱뚱어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동해회관의 위상도 그동안 많이 내려갔다. 강진만에서 몇 마리씩 잡히기는 하지만 크기가 작아 수지가 맞지 않는다. 바지락과 재첩과 같은 패류가 사라진데 이어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불과 5~6년전만 하더라도 강진만에서는 5~11월이면 짱뚱어를 훌치기 낚시로 잡는 사람들이 서너명 있었으나 지금은 자취를 감추었다.

해남이나 보성에서까지 찾아와 강진만에서 짱뚱어를 잡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그런 사람들도 찾을수 없게 됐다. 그래서 지금 요리에 쓰는 짱뚱어 대부분은 신안, 영광일대 갯뻘에서 잡힌 것을 사온 것들이다. 전반적으로 서남해안 갯뻘에서 잡히는 것이기 때문에 맛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안을 오가는 시간과 물류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고 있다.

이순임 사장은 “사람 운영하는 일이 어려워 오래전부터 식당을 그만둘 생각을 했다”며 “다음 사장이 짱뚱어를 계속하길 바라지만 재료 확보하는것들이 보통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허전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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