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위험지구, 매년 실족사고 급증

해남쪽 입구는 데크계단 시설
강진쪽도 편의시설 보강해야

도암 소석문에서 시작하는 강진쪽 덕룡산 등산로 입구는 급경사로 이뤄졌지만 안전시설이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전국의 산악인들이 가장 난코스로 꼽는 곳중의 하나가 설악한 공룡능선이다. 마치 공룡의 등처럼 생긴 바위들이 절경을 자랑하는 공룡능선은 산세가 험하기 때문에 산악인들중에서도 상급 산악인들에게 추천되는 코스다.

그런데 공룡능선을 다녀온 사람들도 혀를 차는 곳이 있다. 바로 도암과 신전에 걸쳐 있는 덕룡산이다. 도암 소석문~신전 난농원 자리, 다시 이곳에서 해남 오소재로 이어지는 10시간 코스는 전국의 산악인들에게 최고의 난코스로 통하고 있다. 해발 433m의 얕은 산이지만 용의 등처럼 날카로운 바위들이 오르락 내리락 곡선을 그리며 험한 등산로를 형성하고 있어 이곳을 다녀온 등반객들은 누구나 녹초가 되곤 한다.

산악인들은 그러나 이런 난코스에 끌리고 있다. 전국 대부분의 산악회가 겨울이 지나고 첫 봄 산행을 가장 먼저 덕룡산으로 잡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도암과 신전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기사님들에 따르면 실제 3월과 4월, 5월이면 최소 매년 10만명 이상이 덕룡산을 오르기 위해 강진을 찾고 있다.

도암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김형연씨는 “4월 주말이면 관광버스가 500여대 이상 몰릴때도 있다. 정말 전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강진을 홍보하기에는 최고의 시즌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덕룡산 등반코스가 대단히 위험하다는 것이다. 매년 봄철 주말이면 구조헬기가 심심치 않게 뜨고 있다. 올해도 3~4차례 등반사고가 생겨 소방서 헬기가 출동하는 사고가 발생 했다. 신고되지 않은 소소한 사고도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등반코스가 워낙 위험하지만 안전시설이 거의 없어 등반객들의 실족사고가 수시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해남군 북일면 오소재에서 시작되는 등산로 입구에는 데크시설이 되어 있다.
위험구간 몇곳에 밧줄이 설치돼 있으나 여성들이나 어린이들에게 안전성을 보장하기는 아주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덕룡산 등산코스중 위험한 구간에 데크 계단을 설치해서 관광객들이 보다 안전한 상태로 등산을 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일고 있다. 현재 덕룡산 등산코스중 안전시설을 보강하거나 데크를 설치해야할 구간은 10여곳 정도로 꼽히고 있다.

우선 소석문에서 시작되는 등산로 입구가 급경사여서 어느곳 보다 데크계단이 필요한 곳으로 지적되고 있다. 덕룡산은 입구에서 일정한 구간만 올라가면 암릉을 타기 시작하는데 그전까지 관광객들이 보다 안전하게 등반로에 진입하도록 안전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암릉 초입에서 시작해 밧줄이 설치돼 있는 3~4곳과 만덕광업 뒤편에 있는 동봉과 서봉일대, 암릉의 끝지점인 바람재 일대 곳곳에도 데크시설을 해야 할 곳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덕룡산 등산코스는 소석문에서 난농원 자리(작천소령)까지는 강진 행정구역이고, 난농원자리에서부터 오소재까지는 해남 행정구역이다.

그런데 해남 행정구역의 등산로에는 많지는 않지만 초 위험지역에는 데크가 설치돼 있어서 등산객들이 안전하게 산행을 하고 있다. 특히 해남쪽 등반로 입구인 오소재 일대에는 등산로 초입에서부터 산등성이까지 데크계단이 설치돼 있어 등산객들이 일단 안전하게 산으로 진입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신전의 한 주민은 “강진과 해남에 걸쳐 있는 덕룡산 등산코스를 다녀온 사람들이 데크계단을 보면서 두 지역 경제력을 비교하기도 한다”며 “강진쪽 코스에도 관광객들에게 강진의 이미지를 좋게 하고 안전한 등산로를 제공하기 위한 시설이 하루 빨리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부 등반객들 사이에는 현재와 같이 위험한 상태를 유지해야 덕룡산의 매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안전이 최고인 만큼 현실에 맞게 데크계단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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