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신고 올라가고 오줌싸고, 똥싸고

“신발벗고 올라가고  쓰레기 되가져가고  똥오줌 안싸야 깨끗”

칠량에서 대구로 넘어가는 곳에 세워진 한옥풍의 아름다운 정자다. 바닷가에 세워져 좋은 풍광을 자랑하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이용객들이 불결하게 사용하면서 보기 흉할 정도다.
강진에는 도로변 곳곳에 정자가 많이 지어져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하라는 것이다. 여름철이면 정자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지역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구나 편리하고 안락하게 이용해야 할 정자들이 이용객들의 무질서한 행위로 누구나 편안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곳이 되고 있다. 정자에 신발을 신고 올라가는 것은 예사이고 정자 주변에 음식물 쓰레기등을 버려 다음에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큰 불쾌감을 주고 있다.

칠량에서 대구로 넘어가는 곳에 자리잡은 정자. 봉황앞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산 기슭에 한옥양식으로 멋스러운 정자가 지어져 있다. 대로변에 주차장도 마련돼 있다.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은 누구나 정자에서 한번 쯤 쉬어갔으면 할 정도로 풍광이 좋은 곳이다.

그러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이곳으로 올라가 보면 그곳에 있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다. 목재로 된 정자의 바닥은 이용객들의 신발에서 묻어난 흙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다. 신발을 신지 않고는 들어가지 못할 곳이 되어 버렸다. 이곳에서 풍광을 즐기면서 식사를 하는 것은 물론 편안하게 쉴 여유를 찾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일이였다.

정자 주변을 살펴보았다. 이곳저곳에 흰 화장지가 널려 있고 곳곳에 인분이 쌓여 있었다. 주변에는 파리가 날라 다녔다. 지난 6일 이곳에 들린 한 주민은 “풍광이 좋을 것 같아 올라와 봤더니 도저히 앉아 있을 곳이 못됐다”며 “가장 깨끗해야 할 정자와 정자 주변이 이용객들의 무질서 때문에 가장 지저분한 곳이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정자가 이처럼 불결한 것은 이곳 뿐이 아니다.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넘어가는 곳에 있는 정자 해월루도 당연히 신발을 신고 올라가는 곳이 되어 버렸다. 한사람이 신발을 신고 올라가면 그 다음 사람들도 당연히 신발을 신고 올라가는 형태다.

특히 정자들은 외딴곳에 있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는 사람들이 없어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불결함이 심화되고 있다.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이용에 불편을 겪은 곳도 많다. 청자박물관 주변 정수사 가는 입구에 세워진 공원에는 몇 년전 조성된 수변공원과 함께 정자가 3곳 지어져 있다. 작은 다리를 건너 화단이 이어지고 정자로 연결되는 산책로도 잘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이곳은 몇 년째 관리가 되지 않아 잡풀이 우거지고 쓰러진 나무가 그대로 방치돼 이용객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 되어 버렸다.

이와는 반대로 늘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정통이 확립되면서 관광객들이 당연히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다산초당의 천일각이다. 이곳에 오는 관광객들은 당연히 신발을 벗고 올라간다. 그런 관습이 모든 정자에 당연히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주민들은 이용객들이 정자를 깨끗이 사용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세금을 들여 세운 정자가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해 지어진 만큼 공공의 이익에 부합되는 공중도덕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용객들이 정자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신발을 벗고 올라가고, 정자 주변에 대소변을 봐서는 절대 안되며, 자신의 쓰레기는 반드시 가져가는 행동을 일반화 해야 할 것으로 요구되고 있다. 주민들은 “정자는 우리 생활속에서 만나는 가장 친근한 시설중의 하나다”며 “이 시설을 쾌적하게 사용하기 위한 대대적인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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