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1950년대 읍면의회

44.2% 무투표 당선... 성전, 병영 전원 무혈입성
해남윤씨, 해주오씨, 장흥마씨등 씨족 강세현상
직업별로는 면서기와 이장출신이 가장 많아

초대, 2대 도암면 의원들의 모습이다. 1957년 2월에 발행된 강진명감 명승고적이란 책에 실려 있는 사진이다.
이번회 부터는 50년대 읍면의원들이 어떻게 당선됐고, 사회적 배경은 어떠했는지를 살펴보자. 아쉽게도 읍면의회 역대 자료중 초대에 해당되는 1952년 자료는 없고 2대째인 1956년 자료가 남아 있다.

당시자료(의회사: 전남판. 제1집. 의회사편찬위원회. 1958)를 보면 1956년 2대 읍면의원 선거에서 44.2%가 무투표 당선됐고 55.8%인 58명만 투표를 통해 당선된다. 이는 전남의 평균 무투표 당선율 32.6% 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다.

재미있는 것은 12명을 뽑은 성전면과 11명을 뽑은 병영면은 모든 면의원이 무투표 당선됐다는 것이다. 반면에 강진읍과 대구면, 도암면은 치열한 경쟁을 벌여 무투표 당선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당시 당선된 읍면의원들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30대가 49%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40대 28.8%, 20대 11.5%, 50대 9.6%였다. 특이한 것은 지금과 달리 20~30대가 40대 보다 더 많이 의원에 당선됐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의원의 60% 이상이 30대 이하로 매우 젊은 성향을 보이고 있었다. 특이할만 한것은 20대 의원은 칠량면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작천이 3명, 성전이 2명을 기록했다.

학력은 소학교졸업이 54.8%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졸업은 37.5%였다. 소학교 졸업 보다 중학교 졸업이 많은 지역은 성전면으로 의원의 학력이 대체적으로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직업을 보면 대다수가 농민이였다. 98.1%인 102명이 농업이였고, 상업은 2명 뿐이였다.
 
당시는 농업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무엇보다 지방의원직이 보수가 아니라 명예직이였기 때문에 농업으로 생계를 해결하면서 의원직을 맡은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소속 정당을 살펴보면 총 104명의 읍면의원들 중 87.5%인 91명이 자유당 소속이였다. 이는 전남 평균보다 높은 지지율이였다고 한다. 강진이 당시에는 여당세가 쎘던 것이다. 칠량면과 도암면, 성전면이 모두 자유당 소속 사람들이 당선됐다.

그 다음으로 무소속이 11.5%로 12명이였다. 무소속은 강진읍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군동면과 대구면이 각각 2명이였다. 야당인 민주당은 딱 1명이 당선됐다. 민주당 의원은 강진읍에서 나왔는데 이름은 김현문이였다. 

그럼 당시 의원들은 어떤 방법을 통해 선거운동을 해서 당선 됐을까.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지역사회의 자원인 혈연이 당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는 전국적인 현상이였다. 내무부가 발행한 ‘자치백서’라는 책에는 초창기 읍면의회 선거에서 70% 이상이 씨족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강진에서도 그같은 현상이 뚜렷히 나타났다. 강진 지역의 동족마을을 형성하고 있는 곳은 해남윤씨와 해주오씨, 연안차씨, 청주 김씨, 장흥마씨등이 대표적인 성씨로 꼽혔다. 이같은 구조는 그대로 선거결과에 반영돼 초창기 읍면의원 선거에서 대구면과 도암면에서는 해남윤씨 성을 가진 지방의원이 각각 4명과 5명이나 나왔다.
 
또 군동면에서 오씨성을 가진 지방의원이 총 26명중에 9명이나 됐으며 군동면에서는 마씨성을 가진 의원이 3명이 포진하고 있었다. 또한 칠량면에서는 김씨성을 가진 의원들의 숫자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

의원들의 직업은 대부분 농민이였는데 그럼 그들의 경력을 살펴보자. 1956년 구성된 2대 읍면의원 113명의 주요 경력을 보면 36.3%인 41명이 군의 면서기나 면장등 공무원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면서기 경력을 가진 의원들 중에서는 해방 후부터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사람들도 여러명 있었다. 면서기등 공무원 경력이 많은 의원들은 군동면, 대구면, 성전면 순이였다.

이장 경력을 가진 사람들도 만만치 않았다. 27.4%가 이장이였는데, 이들중에는 일제강점기부터 15년 이상 이장을 했던 사람이 2명이나 됐다. 이장 경력자가 많은 지역은 옴천면, 칠량면이였으며 이 지역에서는 공무원 경력자 보다 이장 경력자가 훨씬 많았다.<참고자료: 강진군정 50년사, ‘50년대 읍면의회의 성격에 관한 연구’ 김철홍 저 등>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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