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읍 출신의 김지원(38) 선문대 교수는 춤을 독특하게 해석하는 사람이다. 그는 춤이 그냥 몸짓이 아니라 언어이자 기호라고 본다. 부녀자들이 손을 잡고 만든 조그마한 원(圓)이 큰 원으로 들어갔다가 나오기를 반복하는 과정은 다산(多産)을 상징한다.

보름달이 뜬 밤에 여자들이 강강술래를 하며 다산을 기원했던 것이다. 이를 기호학적으로 보면 강강술래는 굉장히 야한 춤이다. 

김 교수의 눈을 거치면 부채춤도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춤사위에 무궁화와 파도, 별, 우주, 땅이 들어 있다. 승무는 조지훈의 시어가 됐고, 무동은 김홍도의 붓을 움직였다. 칼을 휘두르는 검무는 신윤복의 화폭과 정약용의 시 ̒무검편증미인̓으로 승화됐다.

김 교수는 이처름 기호학으로 춤을 분석하고 있다. 그의 한양대 박사 논문이 바로 ̒한국민속춤의 코드와 의미체계̓(2006년). 이후 ̒춤은 말한다̓ 등 저서 5권과 30여 편의 논문으로 무용 기호학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제1회 대한민국 한국 무용 대상 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원래 발레를 배우던 그는 유년 시절 탑돌이하던 비구니들의 승무에 반해 한국 무용에 빠졌다. 그러다가 스무 살이 넘어 우리 춤사위를 본격적으로 익혔다.

우리 춤을 체계화한 그의 학구열은 그칠 줄 모른다. 다음달에 단국대 행정학 박사 학위까지 받는다. 춤 관련 행정에 보탬이 되고자 3년 넘게 공부했다. 김 교수는 강진읍 목리의 (주)동광전업사 김한진(69) 회장의 외동딸이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