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지망생들, 자신의 실력부터 많이 키워야”

김식 전 농림수산부장관이 지난 15일 강진읍내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대담하고 있다.
10년전 간 이식수술… 지금도 투병중
보수성향 호남젊은이들 많이 키워야
강진 발전 위해서는 성장동력 필요

육군소장 출신의 2선 국회의원에 농림수산부장관을 지낸 김식 전 장관은 반백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이제 81세가 됐고 벌써 10년째 간과 투병을 하고 있었다.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과 육사동기로 40대 후반이던 80년대에 국정 실세였던 그는 이제 조용히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 있었다.

김 식 전 농림수산부 장관. 칠량 영동마을 출신으로 강진․ 장흥․ 영암․ 완도 지역구에서 11, 12대 국회의원선거에 잇따라 당선됐고 국회에서는 농림수산위원장을 장기간 맡았다.

한국전력 이사장도 지냈다. 서울에 살면서 종종 고향에 내려오는 그는 고향에서 친구와 후배들을 만나면 몸속에서 새로운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고향에 내려온 김전장관을 읍내에서 만났다.

- 건강은 어떠십니까.
“간을 이식받은지 벌써 10년이 됐어요. 그때만 해도 간이식이 일반화되지 않은 일이라 굉장히 위험한 수술이였지요. 다른 운동을 못할 정도로 몸이 무겁지만 다행히 건강을 회복해 이렇게 고향에도 옵니다”

- 술을 많이 하셨습니까.
“제가 원래 술을 못합니다. 술 체질이 아니예요. 남들은 젊었을 적 내 모습을 보면 술을 아주 잘 먹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건 아닙니다. 간이라는게 꼭 술 때문에 나빠지는 것은 아닙디다”

김 전장관은 현재 서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다. 부인은 3년전 세상을 떠났고 2남1녀의 자녀들은 모두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국장을 역임한 빅터차 조지타운대교수가 김 전장관의 사위다.  밥과 설거지는 구청 도우미들이 해주어서 혼자생활이 가능하다고 했다.  

- 육사 동기인 전두환 전 대통령이나 노태우 전 대통령과는 연락을 나누시는지요.
“10년전 건강에 이상이 왔을 때 내가 건강회복에 모든 관심을 쏟는 사이 다들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러고 보니 연락을 나눈지가 꽤 됐네요. 다들 고생하고 있어서 전화하기도 그렇지요”

-전직 국회의원들 모임은 나가신가요.
“자주 나가지 않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 나기기도 힘들고 다들 어렵게 사는 모습을 보는 것도 그래요”

- 고향에 오시면 어떤 분들을 만나신가요.
“예전에 국회의원 할때 나를 도와준 분들을 만납니다. 다들 어려운 가운데 저를 위해 일해주셨지요. 그때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면 참 재미 있습니다”

-요즘 선거도 그렇지만 당시 선거도 보통이 아니였지요.  
“음해하고 험담하고 난리가 아니였지요. 미운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니 다 잊혀지데요. 그 사람들도 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런일에 마음이 편안합니다”

-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역 정치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먼저 자기 역량을 많이 키우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정치도 할수 있고 의정활동도 잘 할수 있습니다. 공부도 많이 해야 합니다. 요즘 공무원들이 더 공부를 많이 해요. 자신의 역량을 키워야 좋은 정치를 할 수 있습니다”

-6월에 지방선거를 하면 또 갈등을 겪는 사람이 있을 것인데요.
“겪어 보니 정치만큼 허무한게 없습디다. 누구를 미워하면서 정치를 하면 자기만 손해봐요. 포용의 정치를 하라는 부탁을 하고 싶네요”

- 국회의원을 두 번 하셨는데 지금 정치판에 아쉬움이 있다면요.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우리때는 전라도 출신들이 여당 요직에 많이 있었습니다. 당시 여당성향, 다시말해 보수성향의 호남사람들도 중앙정치무대에서 활동했던 것이지요. 그래야 지역발전을 위해 좋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호남정치가 완전히 야권 일색입니다. 보수성향을 가진 젊은이들은 정치권에 들어갈 기회가 없습니다. 이것은 큰 손실입니다”

- 보수성향을 가진 젊은이들 이라면...
“호남 정치권에서는 관심밖의 사람들이지만 호남 출신 젊은이들 중에도 보수성향의 실력있는 정치지망생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정치권에 들어가려면 호남지역에서 밀어주고 키워줘야 하는데 그럴 여건이 안돼요. 제 주변에서도 정치를 포기하고 다른 직업을 택한 보수성향의 젊은이들을 많이 봤습니다”

- 고향에 오실때마다 감회가 남다르시겠네요.
“군수와 국회의원이 열심히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더 잘살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부탁드립니다. 한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 강진은 성장동력이 뚜렷하지 않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성장동력이 있어야 하고 그곳에 많은 노력을 집중하는 일이 있어야 하는데 많은 것들이 분산되어 있는 모습이예요.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강진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오랜만에 고향에 와도 건강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는 못합니다.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분들이 많은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삽니다. 저의 이런 마음을 알아주시고 양해의 말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주희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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