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뱀장어 움직이는 경로 정확히 보여줘


좌측 아래쪽이 실뱀장어가 태어나는 필리핀 해역이다. 이곳에서 흰띠가 길게 북동쪽을 향해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이것이 큐류시오 해류인데 실뱀장어가 이 물결을 타고 북상한다.

장어는 필리핀 마리아나 열도 인근 심해에서 부화를 해서 큐류시오 해류를 타고 강진만까지 올라온다. 필리핀 해역에서 우리나라 연안에 도착하기까지 1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 외국에서 들여오는 실뱀장어는 대만과 홍콩등지에서 잡은 것들이다. 쿠류시오 해류를 타고 올라오는 실뱀장어들을 중간 길목에서 포획하는 것이다. 이 일대에서 잡은 실뱀장어는 품질이 좋아 국내에서 잡은 것과 비슷한 가격에 거래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달 27일 공개해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 일으킨 해류 이동 동영상에는 쿠류시오해류의 이동경로를 한 눈에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길이 바로 실뱀장어가 움직이는 경로다.

사진을 보면 필리핀 해역에서 생성된 쿠류시오해류(흑조)가 크고 작은 원을 그리며 북으로 북으로 올라온다. 평론가들은 이 모습들이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별이 빛나는 밤’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고 감탄했다.

해류는 대만해역으로 몰려들더니 북동쪽으로 다시 방향을 잡아 오키나와 인근에서 일본 동해로 집중적으로 움직인다. 이중에 일부가 북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우리나라 제주해역과 서해안까지 올라가고 있다. 그러니까 실뱀장어의 약 80% 이상은 일본쪽으로 올라간듯 하고, 나머지 10~20% 정도가 우리나라 쪽으로 오는듯 하다.

이번에 공개된 나사의 입체자료는 비단 실뱀장어의 이동경로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고대문명은 바다를 통해 이동했다. 해류를 따라 이리저리 우연적으로 움직이는 표류항해를 통해 문명이 건너왔다.

나사의 자료는 우리나라의 문명이 대부분 남쪽 해류를 타고 올라왔고, 그 중심지는 남해와 서해가 만나는 서남해역이였다는 것을 다시한 번 확인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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