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채 교육감이 도의회 곽영체 의원의 도정질문에 대해 “강진고 거점고 지정은 도교육청의 희망사항일 뿐이다”고 답변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러한 교육감의 도의회 답변은 강진고 거점고 지정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직원들에게는 그렇게 희망적인 일이 아니니 이 일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나 다름 없다. 대단히 실망스럽고 충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장만채 교육감은 성요셉여고가 폐교선언을 했을 때 이를 반겼던 사람이다. 문을 닫는 성요셉을 오히려 칭찬하며 이 기회에 강진에 거점고를 육성해서 강진교육 발전의 기틀을 마련해 보자는 의미의 발언을 했었다.

그런 장만채 교육감이 강진고 거점고 지정은 도교육청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입장을 갑자기 바꾼 것이다. 이는 자신의 입장을 근본적으로 부정한 것이고, 강진군민들의 마음을 바닥째 뒤집은 것이다.

거점고 정책은 도교육청이 자주 홍보하는 것이지만 장교육감이 농촌의 피폐해가는 교육을 살리기 위해 교육부에 건의해서 이뤄진 것으로 한 지역에서 하나의 거점고를 집중 육성해 교육을 살려가자는 정책이다.

강진은 그동안 거점고를 지정할 기회가 있었으나 이상한 교육정책 때문에 그것을 못한 지역이다. 다른 지역은 거점고라는 하나의 고등학교로 모양이 잡아가는데도 강진에서는 성전고등학교에 잔디구운동장을 만들고, 거액을 들어 기숙사를 지었다. 이 일이야 말로 도교육청의 정책아니였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잔디구장이 준공되고 기숙사를 막 지은 학교를 폐쇠하는 것은 더 이상한 일이였다. 병영정보고를 거점고로 흡수하기 위해서는 상당수 학생들이  장흥실업고로 전학을 가야 했다. 도무지 어려운 일이였다. 그래서 강진은 거점고를 만들 수 없었다. 몇 개 공립학교를 합하는 해남군이나 무안군등과는 상황 자체가 달랐던 것이다.

더구나 강진은 사립학교인 성요셉여고가 있어서 거점고의 효율성이 떨어질 곳이였다. 성전고와 병영정보고가 문을 닫고 강진고에 통합해도 강진에는 두 개의 학교가 존재하게 되는 상황이였다. 이는 선택적 집중이라는 거점고의 취지에 맞지 않았다.

천행으로 성요셉여고가 자진 폐교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강진에도 거점고를 위한 큰 장애물이 사라지는 상황이 됐다. 도교육청도 현재의 강진상황을 농촌교육을 되살릴 호기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전남도교육청의 우려대로 성전고와 병영정보고가 그대로 남아 있는 형태지만 이는 교육감의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넘을 수 있는 산이다. 두 학교가 지금 당장 거점고에 합류할 수 없는 상황은 이미 설명한 대로다. 교육감이 이를 각별히 감안하고 강진고를 우선 거점고로 지정해 육성해서 그 성과가 뚜렷히 나타나면 두 학교는 언제든지 거점고에 합류할 것이다.

장만채 교육감이 성요셉여고 폐교를 단순히 1개 학교가 문을 닫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성요셉여고의 폐교는 당연히 강진고의 거점고 지정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거점고 지정이 도박은 아니지 않는가.
 
어떤지역의 조건이 어떻게 되면 거점고를 지정하고, 그렇지 않은 곳은 지정하지 않는 식의 그런 교육정책이라면 10년 또는 20년 후 우리의 후손들이 짊어져야 할 사회적 불균형은 누구에게 어떻게 보상받아야 하는가. 도교육청은 훗날 후손들에게 너희 지역은 너의 부모들이 거점고를 지정하지 않아서 그런 손해를 본 것이니 교육청탓은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할 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거점고 지정은 해당지역에서 원하기만 하면 어떻게 해서든 하나를 지정하는게 맞는 일이다. 일정한 조건만 되면 거점고로 지정하고, 그 이후에 어떤 변화와 성과에 따라 지원을 차등하는게 옳은 교육정책이다.

장만채 교육감은 교육민주화를 철학으로 가지고 있는 교육자로 알려져 있다. 강진주민들의 기대가 무너지지 않도록 심사숙고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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