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640만원대… 기존의 절반수준

지난달 중순 강진군 산림조합이 개인 장례식장을 인수해 영업을 시작한 산림조합 추모관. 그동안 부담으로만 작용했던 장례식장 비용을 절반수준으로 낮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주한병 1,500원, 장례용품도 반값
4월 개관, 장례비용 문화 큰 변화물결
주민들“그동안 너무 쌨다…
합리적 가격 조정 계기돼야”

최근 강진산림조합 추모관에서 아버님의 장례를 치른 주민 A모씨는 청구서를 받아 보고 적잖이 놀랐다. 청구서에는 550만원의 비용이 적혀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경우 장례식장에서 한번 3일장을 치르는데 보통 1천200~1천300만원이 들었다고 전해 들었던 A씨는 ‘터무니 없이 싼’ 가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A씨는 산림조합추모관에서 장례를 치르면서 가격이 낮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장례용품은 철저히 정찰제로 하고 있었고, 1층 사용요금도 하루에 20만원 밖에 되지 않았다. 목포나 광주에서는 30~40만원을 하는 것들이다.

관도 11만원에 했고 수의는 아버님이 미리 준비해 둔 것이 있다고 말했더니 그것을 쓰라며 다른 수의를 팔려고 하지도 않았다.

상주입장에서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음식이였다. 보통 식당에서도 3천원받는 소주한병을 이곳에서는 1천500원을 받고 있었다. 다른 장례식장의 절반가격이였다.

그 결과 장례용품은 66만7천원이 나왔고, 사용료는 60만원에 불과했다. 또 수많은 사람들이 음식과 술, 음료수를 비웠는데 260만원이 청구되는데 그쳤다. 기타 이런저런 잡비가 조금 들어갔다.

A씨가 무엇보다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소위 노자돈 요구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친척들이 입관과정에서 노잣돈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런저런 봉투를 준비했으나 쓸모없었다. 고인을 위해 억지로라도 넣으려고 했으나 염사가 운영방침이라며 극구 사양했다.
 
A씨는 아버님을 화장시켜드렸는데 장의차로 이송과정에서도 노자돈이 필요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A씨는 “부담갖지 않고 장례를 치르면서 무엇보다 어버님을 위해 최선을 다해 드린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개관한 강진군산림조합추모관(장례식장)이 장례비용의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거의 기존 장례비용의 절반가격에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농촌에서도 장례식장 이용이 보편화 됐으나 고비용 때문에 상주들의 부담이 적지 않았다.

이같은 가격변화는 주민들의 부담을 크게 줄이고 타 업체의 가격 결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개관식과 함께 업무에 들어간 강진군산림조합추모관이 최근까지 치룬 장례식은 11건이다. 11건을 분석해 보면 장례식 1건당 평균 640만원이 들어간 것으로 나오고 있다. 1천만원이 넘는 경우는 딱 한건이 있었다. 이때는 4일장이였는데, 이틀동안 주차장이 꽉 차고 소주만 360병을 소비한 장례식이였다.

강진군산림조합측은 이 정도의 비용만 받아도 한달에 평균 10건의 장례만 치르면 상주직원 3명의 인건비를 충당하고 기타 관리비용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진도군산림조합이 이미 이같은 형태의 장례식장을 운영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강진군산림조합관계자는 “우리는 이익창출 보다는 조합원과 주민들의 공익을 위해 장례식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유지만 해도 큰 목적을 이루는 것”이라며 “앞으로 수목장을 개설하는등 종합적인 장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주민들은 “최근 10여년 동안 장례식장 문화가 급격히 도입되면서 농촌지역에서도 장례비용에 거품이 많았던게 사실”이라며 “기존 업체들도 초창기 문화를 벗어나 장례문화 변화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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