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장으로 선출됐으니 어르신들 더 잘 모셔야죠”

김대한 작천 용정마을 이장이 농사짓고 있는 마늘을 살펴보고 있다.
김대한 작천 용정마을 이장이 농사짓고 있는 마늘을 살펴보고 있다.

 

강진읍을 제외한 면단위에는 30~40대 젊은 청년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청년 귀농인들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높은 편인데 역사와 전통이 깊은 마을인 작천면 용정마을에서 30대 청년 귀농인이 마을 어르신들과 어우러져 지내며 올해 이장까지 맡게 된 인물이 있다. 바로 김대한(37) 이장이 주인공이다.

도시생활 접고 2021년 귀농
김 이장은 본래 태어난 곳은 곡성군이다. 하지만 5살무렵 아버지를 따라 작천 용정마을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줄곧 이 곳에서 자랐다. 이제는 작천면 용정마을이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김 이장은 작천초등학교와 작천중학교를 거쳐 강진농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졸업후에는 대부분의 청년들이 그렇듯 고향을 떠나 경기도 안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살았다.

그렇게 빡빡한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지냈던 김 이장이 귀농을 하게 된 것은 집안사정때문이었다.

지난 2019년 어느날 건강하셨던 어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다. 작천 용정마을에 홀로 계시는 아버지를 돌봐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곧바로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 

그렇게 2021년 5월 어린시절을 보냈던 용정마을로 귀농을 했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부의 삶을 살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다.

김 이장이 귀농을 결심하게 된 것은 홀로 계시는 아버지를 돌봐야겠다는 생각때문이었지만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50대가 넘어가면 정년퇴직을 해야하는 현실을 생각했을 때 자신이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고 따로 정년도 없는 농부의 삶이 더 낫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김 이장의 가족들도 귀농에 선뜻 동의해주었다.

이렇게 고향으로 돌아온 김 이장은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짓고 있다. 먼저 마을 근처 논 약 50반구, 약 4천500여평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고 우사도 3개나 있어 70두 정도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여기에 소에게 먹일 이탈리안라이그라스와 작천의 특산물인 마늘도 4반구정도 농사를 짓고 있다.

벼농사와 한우 사육 복합영농
김 이장이 강진농고를 졸업하긴 했지만 학교에서는 농부의 삶을 꿈꾸지 않았었던데다가 전공도 조경, 농기계였기 때문에 농사일은 처음부터 아버지에게 배워야만 했다.
 

작천면 의용소방대원들과 함께 자리했다.
작천면 의용소방대원들과 함께 자리했다.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일년에 농사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짓게 되고 각 계절별로 필요한 것은 무엇이 있는지 직접 현장에서 부딪치며 몸으로 배워나갔다. 

이렇게 농업에 관한 지식을 아버지로부터 배웠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마을 주민들과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김 이장이 용정마을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긴 했지만 마을을 떠났다가 오랜만에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가장 먼저 마을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잘하고 힘든 일을 하시는 마을 어르신들을 잘 도와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김 이장은 아버지의 조언을 가슴에 새기고 마을의 어르신들을 만나면 항상 반갑게 인사하고 바쁜 농사철에는 어르신들의 농사일도 돕기 시작했다.

이렇게 마을 주민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하게 되면서 서로 신뢰를 쌓게 됐다. 이후 마을 주민들은 2023년 연말 마을총회에서 김 이장을 이장으로 추대해 2024년부터 마을 이장으로 활동을 하게 됐다.

작천면 자율방범대원들과 떡국나눔 봉사에 참여했다.
작천면 자율방범대원들과 떡국나눔 봉사에 참여했다.

 

김 이장은 마을로 귀농하면서 마을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특히 용정마을은 역사와 전통이 깊은 마을로 전통풍습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정월대보름 행사와 유두, 추수가 끝난후 추수감사 등 계절별로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친목을 도모하고 일년동안 무탈하길 바라는 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다.

이런 행사가 있을때면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여러 가지 마을일도 솔선수범하며 나서서 돕고 있다.

마을일 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는 지역내 다양한 봉사단체에 가입해 여러 가지 봉사활동도 해오고 있다.

다양한 사회단체 가입 봉사
김 이장이 활동하고 있는 단체만 5개정도로 많은 편이다. 먼저 작천면의용소방대에 가입해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하루 농사일을 끝내고 나서 대원들과 함께 야간에 작천면 곳곳을 돌아다니며 무슨 일은 없는지 살피는 야간순찰 봉사를 해오고 있다.

야간 순찰 활동을 통해 최근에는 한 마을에서 밤에 화재가 발생한 것을 발견하고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는 일을 돕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작천면자율방범대와 작천면청년회 등에도 가입해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작천면 자율방범대에서는 대원들과 함께 매년 자신이 직접 농사지은 쌀을 기탁해 떡국 나눔봉사도 해오고 있으며 한국농업경영인 강진군연합회 작천면협의회에도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회원들과 함께 지역의 휴경지를 함께 경작해서 수확한 쌀을 이용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을 기탁하는 봉사활동도 해오고 있다. 국제봉사클럽인 강진청자로타리클럽에도 가입했다. 회원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다.

김 이장은 앞으로 농사의 규모도 조금씩 더 확장해 나갈 생각도 갖고 있다. 또 이장을 맡게 됐으니 마을의 여러 가지 필요한 일들을 추진해나갈 생각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마을 앞 하천변의 공사 조기 완공이다.

김 이장은 “앞으로 마을 어르신들을 잘 모시고 마을이장으로서 일도 성실히 수행하겠다”며 “또한 청년귀농인으로서 강진을 찾아오는 청년 귀농인들의 정착을 돕는 일도 해보고 싶다는 꿈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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