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차에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환영합니다”

강진읍 장동마을에 살고 있는 귀촌인 이영례씨가 자신이 쌍화차를 만드는 옹기 약탕기와 재료를 선보이고 있다.
강진읍 장동마을에 살고 있는 귀촌인 이영례씨가 자신이 쌍화차를 만드는 옹기 약탕기와 재료를 선보이고 있다.

 

평생 살아왔던 도시에서 생활을 정리하고 농촌으로 귀농해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강진읍 장동마을에 터를 잡은 한 여성 귀농인은 지역주민들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차를 무료로 나눠주고 하모니카로 공연봉사를 다니며 지역주민들과 융화돼 살아가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귀농인 이영례(69)씨이다.

하모니카 강사 활동
이 씨의 고향은 광주다. 그곳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타지역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고 학교 졸업후에는 서울에서 줄곧 직장생활을 하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부모님의 권유로 남편을 소개받고 결혼하게 되면서 광주에 정착해 살게 됐다. 이때 남편 박한식(74)씨의 고향이 바로 강진읍 장동마을이었다.

이 씨는 광주에서 살면서 평소 등산을 좋아해 1주일이면 최소 1~2회정도 산에 오를 정도였다. 그만큼 산을 좋아했던 것인데 그랬던 그가 음악, 특히 하모니카에 빠져들게 된 것은 광주문화센터에서 운영했던 하모니카 강좌를 접하면서였다.

그녀가 40대 중반이던 무렵 광주 신세계백화점에서 문화강좌를 개설해 운영했던 것인데 큰 기대없이 하모니카 강좌를 신청해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하모니카는 5년이상 강좌를 계속 듣게 됐다.

오랜 시간동안 하모니카를 배우면서 어느 날은 강사가 이 씨에게 사람들을 지도하는 강사를 해보라고 권유를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없어 거절했으나 2~3차례 정도 지속적인 권유에 강사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이 무렵 광주에는 방과후교실 등이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강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였고 이 씨도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하모니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영례씨가 쌍화차를 만들고 있다.
이영례씨가 쌍화차를 만들고 있다.

 

아이들을 지도하게 되면서 하모니카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50대중반이라는 나이에도 과감하게 담양도립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진학해 2년동안 다양한 악기를 접하며 이론과 실기 등을 공부했다.

도시생활 염증, 강진으로 귀촌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보다 자신감이 생겼고 빛고을광주건강타운이라는 새로 생긴 건물에서 강사를 모집한다는 내용을 전해듣고 신청해 강사로 선발됐다.

빛고을광주건강타운은 쉽게 설명하면 60세이상 어르신들을 위한 80여개의 강좌가 개설돼 자유롭게 배울 수 있도록 해놓은 노인대학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곳에서도 약 10여년정도 강사로 활동하면서 어르신들과 즐겁게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살았다.

하지만 이렇게 수년간 학교와 건강타운을 오가며 강사로서 바쁜 시간을 보내다보니 자신의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조용한 시골에서 힐링을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귀촌할 수 있는 다양한 지역을 놓고 고민하던차에 명절때면 찾아갔던 강진읍 장동마을의 시어머니가 생전에 살았던 집이 떠올랐다.

이 곳은 장동마을에서도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집 뒤편으로는 대나무밭과 낮은 편백숲 등이 우거져있어 조용하게 살아가기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씨가 지역주민들에게 쌍화차 제작 방법을 지도하고 있다.
이 씨가 지역주민들에게 쌍화차 제작 방법을 지도하고 있다.

 

이렇게 광주에서 생활을 정리하고 귀촌을 준비했고 2020년 1월 강진읍 장동마을로 이사를 왔다. 이사 직전 약 5개월정도 낡은 집을 수리했다.

강진에 정착하게 된 이 씨는 지역주민들과 소통을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으로 나눔봉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씨는 광주에 살면서 한약방을 운영했던 남편에게 쌍화탕을 만드는 방법을 배웠고 이를 사람들이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차로 만들었다. 여기에 자신이 강사로 활동했던 하모니카를 통해 관심있는 사람들과 동아리 ‘아기자기 공동체’도 결성했다. 

이 씨는 그동안 광주서부터 연구해왔던 쌍화차에 대한 자신의 노하우와 제작 방법 등에 대해 동아리 회원들에게 정보를 나누고 직접 만든 쌍화차도 나누고 있다.

이 씨는 그동안 한약방을 운영해왔던 남편과 약으로 활용했던 쌍화탕을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마실 수 있는 차로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를 연구했다. 

쌍화차 나눔과 하모니카 공연봉사
10가지정도 약재들이 들어가는데 약재를 넣고 옹기로 만든 약탕기를 이용해 정성껏 달이고 약효과를 높이기 위해 이를 덖고 다시 숙성시키는 등 2주정도 시간이 지난후에야 비로소 쌍화차가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쌍화차 재료들의 배합비율을 조절해가며 최적의 맛을 찾아냈다. 이처럼 수년간에 걸쳐 자신이 얻은 노하우를 지역주민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각 마을과 지역 행사를 찾아다니며 봉사활동도 해오고 있다.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직접 각 마을을 찾아가 쌍화차 만드는 방법을 어르신들에게 전수해주기도 하고 미리 만들어놓은 쌍화차를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도암 보동마을을 찾아가 주민들에게 봉사를 했고 그 이후에는 아트홀 복지동에 있는 양로원을 찾아가 쌍화차를 나눠주었다. 여기에 어르신들을 위해 하모니카 연주를 통해 공연봉사를 하기도 했다.

또 시문학파기념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읍면순회 행사에도 참여해 작천과 칠량면 등에서 주민들에게 쌍화차를 나눠주었고 이번 청자축제장에서도 무료나눔 봉사를 하기도 했다.

이 씨는 “쌍화차를 배우고 싶은 주민들이라면 누구에게나 나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고 싶다”며 “앞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한 나눔 활동으로 기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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