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여신/ 강진군축제추진위 사무국장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을 맞이하느라 축제 내내 너무 즐거웠다. 하지만 3월1일 부스를 지키고 있던 나는 너무 놀랐다. 거의 하루 종일 거센 돌풍이 몰아쳐 축제장이 날아가 버릴 것 같았다.

위기의 순간이었다. 그 하루와 개장 첫 날인 2월23일, 그리고 간혹 내리던 비, 무사히 견뎌냈다.

강진의 모든 것을 맘껏 보여준 한 편의 열정 넘친 파노라마였다. 천년 문화의 정수, 강진 청자의 진면목을 드러내면서 축제의 본질인 재미를 전국에서 찾아온 관광객 20만명에게 선사했다. 

강진군민의 자발적인 봉사와 희생, 언제나 타의 모범인 강진군 공무원들, 유관 기관단체, 사회단체들, 자생단체들이 모두 주인공이었다. 축제추진위원회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 늘 느끼지만 이번 제52회 강진 청자축제는 특히 모두들 열심이었다. 감동의 연속이었다. 

무엇보다 축제를 통한 관광 붐 조성, 지역경제 활성화는 당초 우리가 이루려던 목표였다. 국가 경제가 크나큰 어려움에 부닥쳐 있고 지역경제는 더더욱 힘든 상황에서 겨울 축제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다. 

‘강진을 찾은 관광객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 어떡하나’하는 조바심마저 일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강진군이 발표한 자료와 축제추진위에 보고된 내용들을 들여다보면 그 수치가 놀랍다. 축제기간이 예년보다 3일 늘었다고는 하나 작년 관광객이 10만여명이었는데 올해는 20만명을 넘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축제장에 전시된 강진 청자와 특산품 등이 많이 팔려나갔다. 청자와 초록믿음 직거래장터, 농특산물, 먹거리타운, 강진한우촌, 하멜촌카페 매출을 합치면 8억원이 넘는다. 특히 청자는 매출액이 두배였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수도권을 비롯해 광주·전남권, 충청권, 강원권, 경상권, 제주도에서 찾아왔다. 학습과 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각종 체험에 무려 5만여명이 몰려 역시 작년보다 두 배 늘었다. 

군과 축제추진위가 어린이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가 제 힘을 발휘했다. 물론 강진군이 올해 선포한 ‘반값 강진 가족여행’도 큰 몫을 한 것은 당연지사. 아직 정확한 집계는 나오지 않았으나 2인 이상 가족 여행객들이 몰려 들어 짐작이 가능하다.

강진군이 군민과 향우,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강진 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강진사랑상품권 이벤트 역시 성공했다.

5만원 이상 사용하면 소비금액의 20%에 달하는 상품권을 지급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현금 사용을 제외하더라도 카드 매출액이 무려 10억원 가량이었다. 비율을 보니 청자축제장에서 38%, 강진읍시장에서 62%가 소진돼 강진 관내 음식점, 숙박업소, 주유소, 마트 등이 북적거렸음을 알 수 있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청자축제장을 찾았던 관광객들이 가우도나 마량항, 올해 처음 동백축제가 열린 도암면 백련사 동백숲길 등으로 발걸음을 옮겨 강진 전역이 들썩거렸다. ‘흥행’에 성공한 청자축제가 어떤 효과를 지역에 가져오는 지를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어려울 때일수록 군민들이 힘을 합치면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친절과 정성, 가족처럼 대하겠다는 마음가짐, 여기에 공무원들의 헌신이 합해져 지금 웃을 수 있는 것 같다. 

나를 포함해 강진군축제추진위원회 위원들 역시 자랑스러운 강진군민으로서 맡겨진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 한다.

올 한해 군민들의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축제들을 기다리며 각오를 다진다. 스스로에게 칭찬과 용기를 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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