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국/ 전 순천향대 교수 (작천 이마마을 출신)

역사상 인생을 훌륭히 영위하신 분들이 많지만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각오한(殺) 치열한 삶(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의 삶)을 통하여 인류의 귀감이 되신 분들은(活) 많지 않습니다. 필자는 위대한 포기라는 주제로 예수님과 부처님의 삶을 통하여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고찰해 보았으면 합니다.

예수님의 삼십 여년의 짧은 삶은 다음과 같이 요약됩니다. 1)말씀이 육신이 되어(成肉身) 탄생하시고 2)세례 요한으로부터 침례를 받으신 후 성령에 이끌리어 광야에서 40일 금식 후 세 가지 시험을 받으시고 3)삼 년의 공생애 후에 4)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5)장사된 지 삼일 만에 부활 하셨으며 6)40일 동안 제자들과 사람들에게 나타나시고 7)승천하셨으며 재림하실 것을 약속한 삶이었습니다.

예수님의 광야에서의 세 가지 시험에 대하여 고찰해 봅니다. 40일 동안 금식의 극심한 고통 가운데 첫 번째 시험인 돌을 떡으로 만들어 보라는 것에,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두 번째 시험은 성전 꼭대기에서 떨어져 보라는 것에,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는 교훈을 주셨으며, 세 번째 시험은 자기에게 경배하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주겠다는 사탄의 유혹에, 경배의 대상은 오직 하나님 한 분이라고 하셨습니다.

현상 세계에 살면서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요한일서 2:15-17) 부정하고(殺), 하나님의 말씀과 의심 없는 믿음(確信) 그리고 하나님만을 경배하는 생명의 삶(活)을 영위하기를 바라셨습니다.

광야에서의 시험 후 예수님의 삼 년의 공생애는 제자들과 이스라엘 민족 및 이방인에게 현상에서의 욕심의 삶을 자제(自制, self-control, 殺) 하고, 하나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져서 생명 넘치는 삶(活)이 자유 자재하도록 복음을 가르치고(teaching) 전파(preaching)하는 삶(殺活 自在의 삶)을 사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삼 년의 헌신적인 공생애 활동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을 포함한 이스라엘 및 이방민족들은 가르침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을 로마제국으로부터 해방시킬 정치적 군사적 메시아(구세주)의 도래를 학수고대(鶴首苦待)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한계상황에서 예수님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부끄럽고 고통스러운 저주의 십자가에 자신의 몸을 못 박아 죽여야 하는(殺) 위대한 포기의 선택이었습니다.

장사(殺)된 후 삼 일 만에 예수님이 부활한 것은(活) 구약성경에서 여러 번의 계시를 통하여 미리 언급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성경의 말씀이 이루어져야 할 시기가 도래했음을 예수님께서도 삼 년의 공생애 기간에 제자들에게 여러 번 언급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상 세계에서의 욕심을 자제하고, 자기를 부인하며,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殺), 본질 세계인 하나님 나라의 삶이 이 땅에서 이루어져 생명력이 넘치는 삶(活)이 자유 자재(殺活 自在)한 생활이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부처님의 삶은 세간의 욕심과 출세간의 욕심을 극복(殺)하는 삶 이었습니다, 식(食) 색(色) 명(名)에 관련된 세간의 거친 욕심으로부터 기인한 번뇌와 세간에 잘 알려진 진리를 통하여 출세간(出世間;彼岸의 극락 세계에 도달)하려는 미세한 욕심으로부터 기인한 번뇌로부터 해탈하기(자유롭기) 위하여 6년간의 고통스러운 수행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당시 세간에 알려져 있던 몸과 마음의 수행 방법으로는 고통과 번뇌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해탈을 이루지(만나지) 못했습니다(不會). 이렇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백척간두(百尺竿頭; 30미터 대나무 꼭대기)의 위기 상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進一步) 추락하는 어려운 선택을 하셨습니다(殺 위대한 포기).

기존의 모든 有爲의 수행방법을 멈추고(止) 7일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요하게 있음으로써(有爲수행를 殺하고 無爲수행으로), 누구나 본래 마음속에 심어져 있는 불성이 활발하게 작동하여(活) 사성제 팔정도 12연기와 중도(中道)를 깨칠 수 있었습니다(35세). 그 후 45년 동안 세속에서 무심(無心;세속의 마음을 내려놓는 것;殺)과 평상심(平常心;活)을 자유자재로 하시면서(殺活自在) 중생을 구제하셨습니다.

예수님과 부처님의 삶을 통하여 우리는 무었을 배우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상세계는 대상(對象)을 보고, 들으며, 판단하고 선택해야 하는 有爲의 이분법적 상대적 세계(ego의 주관과 대상의 객관 세계)입니다. 뿌리 깊은 고정관념과 편견이 습관화 되어서, 그것으로 因하여 당연히 뒤따르는 고통과 번뇌를 피할 수 없는 세계이지요.

그러한 번뇌와 고통의 유위의 세계로부터 과감하게 결별해야(위대한 포기;殺) 죽음과 고통으로부터 자유 자재한 천국과 극락의 본질적 세계인 無爲, 不二法의 절대 세계에 도달하는 구원(活)을 받을 수 있음을(고통 즉 영광이며 번뇌 즉 보리, 死 즉 生, 殺 즉 活의 진리를) 예수님과 부처님은 삶 속에서 명확하게 보여주셨습니다. 

두 성인의 위대한 포기를 통하여 인식하게 된 본질적 세계에 대한 확실한 믿음과 소망과 사랑은 우리 마음속에 잠자고 있는 성령과 불성을 깨울 수 있습니다(殺;以信稱義=義化=justification, 見性). 그 믿음은 욕심으로 충만한, 그 결과로 고통스러운 에고의 유위적 삶으로부터 본질 세계의 평화롭고 부족함이 없는 무위의 삶으로(活;깨워진 성령과 뷸성의 활발한 작용으로) 우리를 인도 합니다(聖化=sanctification, 解行의 삶).

성령과 불성에 대한 확실한 믿음과 소망을 묵묵히 수용하고 인내함으로써 뿌리 깊고 습관화된 에고의 삶을 청산하고 마지막 고통의 관문인 죽음을 극복하고 榮化(glorification)의 삶(殺活 自在한 삶)을 영위 할 수 있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삶 속에 다양한 고통과 번민이 많으시겠지만, 그 시련들이 오히려 영광의 삶으로 인도하는 촉진제(booster)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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