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이용 중심 농지 활용 대책이 잇따르고 있다, 농지활용 문제는 중요한 것이여서 농업과 농업인의 ‘정의’를 다시 논의하자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렵과 채집을 하던 인류가 정착해 토지를 기반으로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기르면서 소유의 개념이 태동했고, 우리는 이를 농업이라 불러왔다.

하지만 기술과 문명이 발전하면서 토지가 농업의 전유물에서 이탈하고, 농업 또한 비토지 기반 재배와 사육 형태로 진화해 가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농업과 농업인에 대한 재정의 논의는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그런데 각론을 들여다보면 주체별로 생각과 형태가 조금씩 다르다.

농특위는 농업과 농업인에 대한 자격과 요건 등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진성농민’이 소외되고 있다는 인식에서 기준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반면 일부 학계와 연구자들은 농업에 각종 신기술이 접목되면서 재배와 사육이 다양화하는 만큼 이를 포함한 전후방산업까지 확대해 외연을 넓히자는 입장이다.

문제는 농업과 농업인의 재정의를 통해 문턱을 높일 경우 ‘가짜’와 ‘진짜’ 구별을 통한 재정 투입의 공정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신규 진입농들에게는 또 다른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디지털과 바이오 융복합으로의 농업 확대 역시 상응하는 재정이 따르지 않는다면 한정된 재화의 분배 논란만 촉발할 수 있다. 

결국 목적과 방향이 주어진 ‘몫’을 누가 더 크게 나눠 가질 것인가 하는 쪽으로만 기운다면 밥그릇 다툼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농지에 수직농장과 체험형 쉼터가 들어서고 푸드테크 배양육이 식품으로 인정되는 현실을 올곧게 담아 농업의 덩치를 어떻게 키우면서 미래 농업으로 다듬어 갈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농업과 농업인 재정의 논의를 시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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