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사 61년부터 무명도공 위한 제사 봉행
도공제는 청자축제의 정신적 근원 의미 담겨

예산 지원도 2천여만원서 300만원으로 축소
도공들과 군민들 참여도 크게 떨어져

정수사 도공제
정수사 도공제

 

고려시대 청자를 만들었던 무명도공들의 업적을 기리고 그들의 넋을 위로함과 동시에 강진청자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는 정수사 도공제가 최근 행사가 축소되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져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52회 강진청자축제 개막 전날인 지난 22일 오전 정수사에서는 도공제가 열렸다. 당초 23일 오전 10시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럽게 행사 일정이 22일로 변경됐다.

이날 도공제에는 정수사 신도를 비롯 사찰관계자와 청자를 만드는 도공 4명정도가 참석해다. 전체 인원도 약 20여명으로 많지 않았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도공제때도 마찬가지였다.

청자축제 개막 당일날이었던 지난해 2월 21일 정수사에서 오전 도공제가 열렸다. 이날 도공제는 군청 직원과 사찰 신도들만 참석했을뿐 도공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행사가 시작된 후 20여분정도가 지난후에야 도공 1명이 급히 참석해 도공제가 이뤄졌을뿐 그 외 도공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도공제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행사다. 고려시대 청자를 만들었던 도공들의 업적을 기리고 이를 계승발전 시키고자 하는 다짐과 함께 청자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정수사에서 무명도공들을 위한 제를 지내온 것은 지난 19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용희 선생이 고려시대에도 정수사에서 도공들이 청자를 만들기전 사찰에서 제를 지냈왔고 세상을 떠난 도공들의 넋을 기리는 의식이 오래전부터 있어왔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이를 복원하자는 내용을 건의해 도조사(陶祖祠 도자기의 조상을 모신곳)라는 건물을 짓고 무명도공들의 위패를 모셔 제를 지내기 시작했다.

2006년에는 도조사 앞에 맥반석 옹기와 자기기둥과 청자를 활용해 높이 2m의 혼불등도 세웠다. 이 혼불등에는 1년내내 도공들의 청자에 대한 열정을 밝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마디로 정수사 도공제는 오늘날 청자축제의 정신적인 구심점이자 근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혼불등 점화
혼불등 점화

 

이런 의미를 담고 있었기에 강진군에서도 청자축제 개막전 축제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더해 정수사 도공제를 개최해왔으며 2천여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며 비교적 규모있게 추모제를 지내왔다. 이때는 행사 참석자들도 군수는 물론이고 국회의원, 전남도 관계자, 도공, 관광객 등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도공들에게 헌화를 하며 그들의 업적을 기렸다.

하지만 코로나19이후 예산지원은 300만원으로 크게 줄어들었고 행사 규모 자체도 축소됐다. 여기에 홍보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강진 군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고 청자를 만드는 도공들조차 도공제보다는 청자축제 개막준비에만 초첨을 맞추게 되면서 도공제가 점차 잊혀져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용희 선생은 “청자축제의 원류를 찾아서 올라가다보면 정수사 도공제가 빠질 수 없고 이 곳에서 지냈던 도공들의 추모제는 오늘날 청자축제의 근원이자 정신적 근거지라고 할 수 있다”며 “해가 지날수록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도공들조차 도공제의 의미와 중요성을 그냥 지나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부터 정수사 도공제는 청자축제 홍보 리플렛 프로그램에서도 누락되고 있고 강진읍과 청자축제장 주변까지 도공제 일정을 알리는 홍보 현수막조차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용희 선생은 정수사는 청자축제의 근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청자축제 개막식에 사용하는 횃불의식을 보다 확대해 정수사에서 불을 점화하고 이 불을 이용해 화목가마에 불을 지피고 축제장에 불을 밝힐 수 있도록 연결하는 의식행사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수사가 청자축제의 정신적 근원이라는 사실을 관광객들과 군민들에게 알릴 수 있고 정수사 도공제의 의미도 살릴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군관계자는 “부족한 예산 한도내에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담아내면서 축제 예산이 줄어들었는데 정수사 주지스님과 함께 도공제를 체계적으로 개최하고 의미를 살리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내년에는 도공제의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