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강진읍 기룡리 춘곡마을에 육군 8539부대 3대대가 들어서면서 조용하던 농촌마을이 들썩였다. 3대대는 방위병과 예비군들의 사령부였다. 방위병 제도가 1969년부터 1994년까지 존재하면서 70년대에는 각 읍면에 50여명에 달하는 소대병력이 배치됐다.

80년대로 들어서며 규모가 다소 줄어들기는 했으나 면단위 중대본부에 30~40여명이 근무를 했다. 읍면에서 근무하는 방위병이 500여명에 달했다. 이 방위병들이 정기적으로 춘곡마을 3대대에 와서 훈련을 받았다.

부대내에는 기동대라고 해서 160여명 규모의 중대병력이 현역 기동부대와 똑같은 훈련을 받으며 출퇴근 근무를 했다. 여기에 수천명에 이르는 관내 예비군들이 정기적으로 춘곡마을 3대대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마을을 통과하는 연간 이동 인구가 막대했다. 

이동인구가 많아지면서 부대로 이어지는 마을 골목에 술집이 4곳이나 있었다. 이발소도 있었다. 방위병들이 훈련을 들어오면 두발 점검을 했기 때문에 부대앞 이발관에서 이발을 많이 했다.

부대앞 호남상회란 가게는 70년대 부대와 거의 같은 시기에 문을 열어 주류와 과자, 백반, 라면, 담배등을 군인과 예비군, 방위병들에게 팔며 주인이 수차례 바뀌면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3대대 군인들과 방위병, 예비군들은 춘곡마을 뿐 아니라 인근 마을의 가게도 많이 이용했다. 강진읍 초동마을 옛 서초등학교앞 가게도 군인들 덕을 많이 봤다. 학교앞에 상권이 있었고, 음식도 잘 했기 때문이다.

 80년대 후반까지 강진의 유흥문화를 주도했던 사람들 중에 방위병들을 빼 놓을 수 없다. 이 병력들이 오후 6시에 퇴근을 하면 자율시간이 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읍내 유흥가와 면단위 술집들이 술렁거렸다.

3대대는 지난해 말 2대대로 부대명칭이 바뀌었다. 내년 하반기부터 2대대에서 강진을 비롯한 장흥, 완도, 해남, 영암, 진도까지 6개지역의 예비군들이 연간 3만명 훈련을 받는다고 한다. 

2대대는 예비군 훈련장을 보강하고 있고, 강진군도 8억2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기룡마을에서 부대로 곧바로 연결되는 폭 10m 2차선 도로를 개설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예비군들의 점심은 강진읍내 식당에서 도시락을 납품받아 지급한다고 한다. 부대앞에도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춘곡마을의 부활을 기원한다.  <주희춘>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