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 전입 1명 확보
추가 전입 협의 중

지역발전협의회 ‘송아지 분양 장학사업’ 시작
주민들 “빈집리모델링 사업 큰 기대”

 

한때 전교생이 1천명이 넘었던 도암초등학교도 농촌의 취학아동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 교정에 이순신 동상이 당당하다.
한때 전교생이 1천명이 넘었던 도암초등학교도 농촌의 취학아동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 교정에 이순신 동상이 당당하다.

 

도암초등학교는 1922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1학년 신입생이 ‘0’명으로 기록될 뻔 했다. 당초 입학 연령 대상이 3명이 있었으나 1명은 해외로 갔고, 1명은 가우도 아이라 학구가 전국 아무데나 갈 수 있어서 외지로 나갔다.

나머지 한 명은 형을 따라 강진읍으로 가기로 했다. 신입생이 ‘0’명이 될 처지였다. 그러나 다행히 경남 김해에서 한 가족이 도암으로 이사를 오기로 했는데, 가족중에 취학연령이 있어 1명을 간신히 확보했다.

김경묵 교감은 “입학생 확보하기가 정말 어렵다”며 “경기도 부천에서 한 가족이 이사를 더 올 것 같은데 그러면 신입생이 두명 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신입생이 ‘0’명이 되면 학교 운영 환경이 급변한다. 현재 8명의 교사가 근무하고 있지만 신입생이 없으면 교사 정원이 7명으로 줄어들 상황이었다. 

도암초등학교는 80년대까지 전교생이 1천명이 넘었으나 현재 전교생 수가 20명에 불과하다. 인근에 있는 도암중학교 역시 전교생이 1천명이 넘는 학교였으나 전교생수가 34명이다. 지난해 18명이던 입학생이 올해는 7명으로 급감했다.

도암지역발전협의회는 학교를 유지하기 위해 최근 송아지 분양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모금된 장학기금으로 송아지를 사서 주민들에게 분양한 다음, 나중에 송아지가 커서 새끼를 낳을 경우 송아지는 키운 사람에게 주고 어미소를 팔아 장학사업을 하는 것이다.

도암지역발전협의회는 지난해 5마리의 송아지를 입식했고, 2024년에는 최대 10마리까지 입식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부터 도암초등학생들의 수학여행 경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윤윤근 직전 회장은 “도암에 외지인들을 한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송아지 분양 장학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며 “다행히 송아지 가격이 하락해서 예상보다 몇 마리를 더 입식했다”고 말했다.

각 초등학교의 올해 신입생 규모를 살펴보면 강진중앙초 91명, 강진동초 7명, 군동초 2명, 계산초 5명, 칠량초 5명, 대구초 1명, 마량초 3명, 도암초 1명, 신전초 4명, 성전초 3명, 작천초 3명, 병영초 4명, 옴천초 1명등 130명이다. 각 학교가 학생 모집활동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3월 초 입학때는 더 많아질 수도 있다.

초등학교 입학생 감소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제 그 정도가 아주 심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면단위 지역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상업 활동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학생수 자체가 줄어든데다 학생들이 통학버스로 학교와 집을 왕복하기 때문에 면단위 가게에 들를 일이 없어졌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문방구는 학습준비물이라고 해서 학교 운영비로 일괄 구입해 지급한지가 오래다. 면단위 가계에서 문방구를 취급한 곳은 거의 사라졌다.

주민들은 강진군의 빈집리모델링 사업에 기대가 크다. 빈집을 고쳐서 전입자들에게 제공하는 사업이다. 농산어촌 유학을 오는 사람들에게는 우선 제공한다. 윤순칠 도암지역발전협의회 회장은 “학생이 3명이 있는 도시 가족이 이사오려고 하지만 빈집이 없어 빨리 오지 못하고 있다”며 “강진군의 빈집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희춘 기자

[인터뷰] 농촌학생 감소 가까이서 본 윤부현 사장

아침 저녁으로 학생들이 북적거렸지요
 

 

도암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믿을슈퍼’는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가장 큰 취급 상품이 학생들의 문방구였다. 그러나 지금 매장에는 편지지 몇 장을 비치한게 전부다. 노트와 볼펜, 참고서등 수백종의 문방구로 가득했던 매대에는 세제와 라면, 식기세제등이 놓여 있다.

이곳의 윤부현(82. 사진) 사장은 20대 후반부터 이곳에서 ‘믿을상회’란 문방구 점을 운영했다. 과자류도 판매했다. 중간에 슈퍼가 유행하면서 ‘믿을슈퍼’로 이름만 바꾸었다.

윤 사장에게 지난 50여년의 세월은 농촌에서 학생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실감나게 겪는 과정이었다. 학생들이 많을 때는 매일 아침 가게안이 학용품을 사려는 학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줄을 서서 계산을 하는게 일상적인 일이었다. 오후가 되어 학교가 끝나면 다시 학생들이 면소재지로 밀려 들었다. 주변의 자전차포와 분식집, 이발소등이 쉴새없이 돌아갔다.  

면소재지 ‘우리식당’에는 선생님들이 하숙을 많이 했다. 여선생님들은 면사무소 주변에서 많이 자취를 했다. 학생들과 학부모, 선생님들이 수시로 얼굴을 맞대고 살았다. 면소재지가 활기차게 돌아갔다. 그렇게 상권이 상당부분 학교권역으로 유지됐다.

도암초등앞에도 문방구가 세 곳이나 됐다. 요즘 도암초등 앞 사거리는 가장 쓸쓸한 곳이 됐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도암면소재지 또한 학생 상권은 오래전 사라졌다. 윤부현 사장은 “아쉽지만 모든 농촌의 학생수가 이렇게 줄어들지 않았느냐”며 “그때가 참 좋은 세상이었지만 세월이 많이 흘렀다”고 웃었다.               /주희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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